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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봉파라치에 업소 비상

봉파라치에 업소 비상

등록일 2005년04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해 병천면 순대마을에 낯선 이방인 3명이 들어섰다. 하루종일 순대음식점을 돌아다닌 이들을 눈여겨 본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이 마을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1회용품 위반신고가 접수됐으니 과태료를 납부하라는 행정통보였다. 낯선 손님이 봉투를 요구해 별 생각없이 건네준 게 문제였다. 10여 업소가 이들에게 꼼짝없이 당했다. 그러다 잊혀질만 해서 또다시 나타난 이들에게 10여 업소씩 두 번을 더 당한 뒤에야 마을 사람들은 이들 ‘봉파라치’에 1급 경보체계를 발동했다. 마을에 봉파라치 알레르기가 퍼진 것이다. 중앙시장에서 복자여고, 터미널로 이어지는 업소들을 2명의 봉파라치들이 훑어 하루 30여 건 가까운 위반신고의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운전자들이 한때 카파라치의 공포에 시달렸듯 업소들은 이제 봉파라치 공포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1회용품 사용규제에 따른 신고포상금제를 운영했다. 1인당 포상금은 월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고, 건당 작게는 5만원에서 150만원까지 부과되는 과태료 부과금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그러나 순수 시민들 참여보다 이를 돈벌이로 여기는 일명 ‘봉파라치’가 극성을 부리는 문제를 양산시켰다. 천안시에 지난 한 해 접수된 위반 신고건수는 3백20건. 이중 실사를 통해 2백25건이 부과돼 394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신고포상금으로 738만원이 지급됐다. 대규모점포가 2건 300만원에 도·소매 2백76건, 숙박업소 14건, 기타 1건으로 나타났다. 시 청소행정과 정원진씨는 지난해 11월 말 봉파라치들 3명이 한 달간 접수한 84건을 처리하느라 고생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하다. 과태료 부과를 위해 등기 보내는 작업은 그렇다 치고 부과자들의 거센 항의로 머리가 하얗게 셀 지경이었다. “자신들 잘못을 인정하는 부과자는 한명도 없었죠. 낯선 손님이 봉지가 필요하다고 유도하는 통에 한번 건네준 게 5만원 이상의 과태료를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한거죠. 일부 억울한 경우도 있지만 과태료 부과에 정상참작 같은 것은 없는 겁니다. 다같이 힘든 연말을 보냈죠.”정씨는 신고건수의 90%가 봉파라치들 성과물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들 덕분으로 이제는 대부분 봉투사용에 대한 인식이 홍보됐고, 포상금 도입 이전보다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파악했다. 정씨는 “설마, 신고당하랴” 하는 생각이 아직도 봉파라치들의 좋은 먹이가 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지난달에 4명의 낯선 이들이 시 보상금이 얼마나 있냐는 등 이것저것 물어보더라구요. 작년엔 2500만원, 올해는 1080만원을 세웠고, 아직 25만원짜리 1건이 부과된 상황이죠. 아직 움직임이 없지만 지난해를 감안하면 활동하기 편한 여름철로 넘어가며 봉파라치들의 본격적인 활동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봉파라치들의 움직임이 많은 곳은 경기도쪽. 서서히 천안지역으로 넘어오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시는 이같은 봉파라치 양산을 막기 위해 제90회 천안시의회 임시회에 관련 개정조례안을 상정, 지난 22일(금) 1인이 월 100만원까지 받게 돼있는 포상금을 ‘5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지역을 옮겨다니는 봉파라치들 행위를 완전히 막기는 요원, 업소들과 주민들의 의식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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