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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석의 '누구나 갖고 사는 끈 하나'

향토작가 이병석(50) 시인이 풀어내는 첫시집 출간

등록일 2005년04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서민들 삶’에 너무 깊이 관여하다 자신마저 서민이 된 작가 이병석씨의 첫 시집이 발간돼 지인들에게 화두가 되고 있다.

욕심없는 시인. 그래서 남들 같으면 벌써 몇 권째 시집을 출간하며 중진의 무게를 자랑할 때도 그는 들꽃처럼 허허 웃으며 금싸라기 시들을 창고에 쌓아놓기만 했다.

“살아있는 한 살아있는 시를 쓰겠다고 다짐할 뿐”이라지만 그래도 치열하게 살아오지 못한 미완의 삶에 이번 시집은 그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시집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면 감탄의 탄성이 절로난다. ‘이런 작가가 천안에 있었나’하는 것이다.

30년 넘는 내공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깊이’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시집은 끈에 대한 99가지와 들꽃열전 27가지 시가 빼곡이 박혀있다. 끈이 민초들의 치열한 삶의 단상을 보인다면 들꽃열전은 그런 삶을 승화시킨 작업이다.

“우리네 정(情)의 문화에는 혈연, 학연, 지연의 3가지 끈이 있고, 이들이 삶을 엮어내며 갖가지 단상들을 만들죠.”

작가도 혈연에 묶여 자칫 장가도 못갈 뻔했다.

‘내가 썩어 집안에 거름이 되자’고 발버둥치다 서른을 훌쩍 넘겨 가까스로(?) 장가를 갔다. 시 어디에 그의 정이 없을까만은 그 중 내세우기로는 들꽃열전 9번의 ‘골담초’를 든다.

‘사는 게 뭔지 / 손등 정맥이 참 굵고 푸르구나 / 타고난 복 없어 제 손으로 / 제 복 장만해가는 가영 어미야.’

작가의 시엔 처절한 삶, 배고픔, 고달픔이 있지만 곱씹으면 때때로 아주 작은 소망과 행복이 묻어있음이 느껴진다. 5일장을 떠돌기도 하고, 몇 년을 백수건달로, 심혈관의 지병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에 익숙하면서도 술과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는 그를, 동료 이명수 시인은 ‘기인’기질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1500부를 초판 발행한 이병석씨 시집 ‘끈에 관한 명상’에 사로잡혀보면 어떨까.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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