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는 매월 1일과 15일을 ‘대청소의 날’로 정하고 시민동참을 부르짖고 있다.
시민 의식제고는 아랑곳 없이 형식적 사업에만 치중2005년 ‘클린천안’을 구호로 활기차게 출발한 천안시가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아직 피상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는 기관·단체의 ‘솔선 참여’와 전 시민의 ‘자율적 동참’을 주요목표로 설정해 놓고 추진중이다. 그동안 시는 각 부서별로 추진계획을 세워 각종 환경정비에 앞장서 왔다. 또한 매월 1일과 15일은 ‘클린의 날’이라 해서 전 시민이 함께 대청소하는 날로 선포했다. ‘클린천안’을 시작한 지 4개월 여.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동참’은 극히 미약한 형편이다. 성무용 천안시장은 이같은 상황을 파악하고, 공무원들의 추진의지를 독려하는 한편 각 행사 때마다 강도높은 주문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29일 관내 각급 기관·단체장의 모임인 ‘천안발전회(회장 김용기)’에서도 “여러분의 자발적 동참이 적어 아쉽다”며 솔선수범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클린천안은 거리를 깨끗이 하고, 기초질서를 확립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시민들의 ‘의식제고’에 성패가 달려있는 것. 성 시장도 이를 알기에 형식에 치우친 클린 행사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전략 및 실질 아이템 부재, 거기에 관련부서의 박약한 의지 등을 요인으로 꼽는다. 전략과 실질아이템 없다?거리를 깨끗이 치워도 버리는 사람이 줄지 않으면 항상 ‘버리고 줍는’ 행위를 반복해야 한다. 올해는 시가 ‘클린천안’의 사업을 갖고 추진해 예전보다 깨끗해진 거리를 보여주고 있지만 ‘내년도 그럴까’에는 의문이다. 결국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리환경을 위해하는 사람과 기초질서 어기는 사람을 한명이라도 줄이는데 있다. 곧 그들의 ‘의식’을 올바로 변화시키는게 핵심인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 부분에서 그동안의 활동이 미비했음을 인정했다. 노선별 꽃식재, 시민참여마당 개설, 주요노선 환경정비, 대청소 등에만 신경썼지 실제 ‘효과적인 의식제고’에는 등한시 한 것. 나무만 봤지 숲을 보지 못한 행태다. 전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먼저 활발한 토론회가 필요하다. 행사인력이 부족하다면 깊이있는 내용을 꺼내놓을 토론자와 이를 시민에게 알릴 언론만이라도 참여시키면 준비과정은 최소한 간결해진다. 그나마도 여력이 없다면 시민단체나 기타 기관·단체에 맡기면 된다. ‘비교행정’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이다. 예로 쓰레기 불법투기가 심각하다면 잘된 곳과 잘못된 곳을 비교해 홍보하는 것이다. 휘황찬란한 간판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간판이 걸려있는 건물비교도 좋고, 공원관리가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비교해도 시민들의 의식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클린천안에 모범적인 인물 발굴과 홍보에도 주력하면 좋다. 사람들은 타인과 자기를 비교해 우월해지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잘 하는 사람을 모방하게 만드는 것은 좋은 기술이다. 이정우 천안문화원 사무국장은 “행정의 부르짖음만 있지 실질적인 시민동참이 아쉽다”며 “시민들의 의식전환이 이 사업의 성패인 만큼 토론회나 자발적 참여를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며, 시민들이 늘 화두로 삼을 수 있도록 각 기관·단체·언론 등이 전폭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기를 잡아주기 보다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것임을 ‘클린천안 운동’에 활용해야 한다. 클린천안은 있으되, 추진자는 없다?시는 지난 4월 초 클린천안에 대한 평가를 가졌다. 이에 따르면 주요노선 환경정비, 시민대청소의 날 운영 등을 실시했지만 노선별 꽃 식재 외 성과가 없으며, 특히 시민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공직자의 관심과 실천의지가 관건임을 토로했다. 참여마당은 시민제안사항으로 달랑 2건이 올라왔고, 홍보포스터 공모는 지역신문조차 모르게 진행됐다. 클린천안 홍보를 위해 본지 지면을 열어놓고 있지만 시행정은 오히려 ‘자기만의’ 행사로 비밀스럽게 진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 항상 ‘홍보 미흡’이란 꼬리표를 달면서도 실상 홍보되는 것을 걱정하는 듯한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가 클린천안운동의 잘된 점으로 솔선참여 협의체 구성, 특색거리(생태테마거리, 유채꽃길) 조성, 상점앞 화분 내놓기, 기초질서지키기 참여조직 구성, 주민자치위원회 클린천안 사업비 지원, 지역사랑하기운동 전개 등을 내놓았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솔선참여기관·단체로는 경찰서, 새마을협의회, 한국도로공사천안지사, 녹색어머니회, 모범운전자회 등 9개 곳으로, 예전부터 이런 사업을 해온 연장선일 뿐이다. 특색거리나 상점 앞 화분 내놓기, 지역사랑하기운동 등 실천사례는 거의 부수적인, 미비한 성과물들이다. 이런 활동들이 클린천안에 얼마나 부응할 지는 미지수. 클린천안이 의미를 갖고 있음을 인정하는 장기수 KYC 회장은 그러나 “취지나 방향, 목적을 분명히 해야하며, 중요한 건 시민 의식전환에 있는 만큼 클린천안에 대한 동기부여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적합한 예로 토론회나 동기부여에 의미를 둔 캠페인의 지속화, 전교조 등을 통한 학교프로그램 등을 들었다. 시도 실질적 실천과제발굴과 자율참여홍보가 미흡함을 인정했다. 그동안 시가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것’임이 여실히 나타난다. 클린천안 성공을 위해 실질과제와 홍보노력에 대한 답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의지가 관건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