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천 송정2리 뒷산, 외지성묘객 실화로 1㏊ 유실김기정(가명·경기도 부천)씨는 한식일을 맞아 선산(천안시 병천면 송정2리)을 찾았다. 건조한 날씨에 바람은 옷깃을 날렸다. 산 중턱에 올라 집안 사람들과 간단한 제를 올린 후 선산 주변을 정리했다. 여자들은 잡풀을 뽑고, 억센 잡목들은 남자들 차지로 남았다. 어느덧 땀도 나고, 모처럼 힘을 쓰니 술 생각이 절로. 한잔 두잔 걸치다 보니 취기가 돌았다. 가볍게 시작했던 술 한잔이 지나치자 뜨끈한 안주가 생각났다. 가스렌지에 불을 당겼다. 기분좋은 흥얼거림에 도취한 김씨 눈에 잔디가 시꺼멓게 번지는 것이 보였다. 가스렌지 불이 옮겨붙은 것이다. 산불 위험지수가 80%으로 전국 최고를 나타낸 천안. 불은 삽시간에 몇몇 인력으로 끌 수 있는 불이 아니었다. 다급히 119로 신고했다. 혀를 낼름거리며 한없이 번지는 불을 바라보며 망연자실. ‘아, 말로만 듣던 산불이 이런 것이로구나’ 후회해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 멍멍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산불’이란 단어 뿐. 산불, 4월까지 안심 금물지난 5일(화) 한식(청명·식목일)을 맞은 천안시 관내에도 1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성묘객이 병천 송정2리 뒷산 중턱에서 산불을 낸 것이다. 산불은 이날 오후 1시50분에 발생해 2시간이 지난 3시40분에 가까스로 진화됐다. 시는 이날 산불 피해면적을 평면적 1㏊, 피해액 280만원으로 조사했다. 평면적이 아닌 실제면적으로 계산하면 피해면적은 더욱 넓다. 다행히 산불발생자가 바로 신고했고, 시가 각 지역에 전진배치(동부는 병천 사적관리소)한 진화차량 및 진화도구를 신속하게 이동시켜 피해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산림과 오병상씨는 “이날 행불행이 함께 했는데, 다행인 것은 산불발생지가 송진이 없는 참나무류의 활엽수였다는 점과 불행인 것은 발생지가 산 중턱이다 보니 좀 더 초동진화에 애를 먹은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천안은 바람과 건조한 상태로 산불발생위험의 정도를 나타내는 위험지수가 80%로 전국 최고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 잘못된 제보가 한 건 있었을 뿐 대체로 평온했으며, 병천 송전리 산불이 ‘옥의 티’로 남은 하루였다. 최근 천안시에서 발생한 산불은 2002년 44건, 25㏊로 최악의 해였으며 이후 2003년은 한 건도 없었고, 2004년은 6건에 1.81㏊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시는 5월 초, 새 풀이 돋아나고 녹음이 지기까지는 산불방지에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한편 시는 그동안 산불방지 종합대책본부를 운영하고, 25개 산 입산통제, 10개소 등산로 폐쇄, 산림연접지 논·밭두렁 사전소각, 산불감시원 운영 등을 해왔으며 시청 공무원들은 지난 3일과 5일을 비롯해 주말 휴무 없이 산불감시 및 관리자로 근무했다. 또한 이들 외에도 각 기관·단체에서도 감시 봉사활동을 통해 산불발생을 최소화하는데 힘을 보탰다. ※산불방지 협조사항※- 지속적인 산불예방 홍보- 입산통제구역, 폐쇄등산로 출입금지- 산과 연접된 논·밭두렁 및 폐기물 소각금지- 산림 내 성냥·라이터·버너 등 화기취급물품 반입금지- 산불발견시 즉시 산림과(☎550-2422)나 ☎119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