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불빛 사이로 보이는 푸른하늘.
날 밝아도 20여분 켜있어, 적합한 점·소등 시간대 찾아야김재원(가명·56)씨가 봉서산 새벽산행을 다닌 지는 3년 전쯤이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5시의 산길은 철저히 가로등에 의지해야 하는 길. 어느덧 등산로의 가로등은 무척 친숙한 사이가 됐다. 어스름한 봉서산, 하늘로 오르는 나무계단, 산 위에서 내려보는 도심의 휘황한 불빛, 그리고 산길로 끝없이 이어진 가로등의 정겨움은 더 이상 건강만 생각하는 산행에서 벗어나 있다. 가로등의 고마움을 십분 느끼는 그지만 6시가 넘어 환해진 산길에도 가로등이 켜져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날이 밝은 후에도 20여 분이 지나서야 꺼지는 가로등을 보며 ‘낭비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일출·일몰에 맞춰진 가로등천안시 환경관리과에 따르면 관내 가로등은 1백6개 노선에 총 7천3백84개가 설치돼 있고, 보안등은 1만2462개가 천안시의 밤을 지키고 있다. 이들의 점등방식은 다양하다. 가로등은 대체로 무선방식을 따르며 일괄 제어가 가능하다. 보안등은 전자식, 광전식, 무선식으로 나뉘는데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전자식은 개별적으로 점·소등이 가능해 불빛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농촌지역 위주로 설치돼 있다.30%를 차지하는 광전식은 빛 센서로 작용돼 날씨가 흐려도 불이 들어오는 단점 때문에 없애는 추세다. 나머지 5%는 무선식이 차지한다. 개별적으로 통제되는 보안등은 차치하고, 가로등은 일출·일몰에 점·소등이 맞춰져 있다. 더 정확하게는 가로등 점등은 일몰보다 10여분 전에 켜지는 것으로 맞춰놓고 있다. 관내 2만여 가로·보안등의 전기이용비용으로 천안시는 연간 8억원을 한전에 부담하고 있는 형편이다. 시, 전문가 의견 심사숙고할 터천안보다 작은 지역임에도 10여 명의 공무원이 가로등 업무에 매달리는 타 지자체에 비해 천안시는 3명이 가로등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관내 2만여 가로·보안등을 관리하는 것은 여간 어려움이 따르는 게 아니다. 그래도 요금납부를 자동이체로 한다든가, 모 업체 를 통해 건당 할인률을 적용받아 연간 수백만원을 절약하고 있다. 가로등 점·소등에 대해 이학재 가로등관리팀장은 “터널도 운전자들의 시각적응을 위해 입·출구 조도가 터널 중간보다 밝게 해놓고 있다”며 “일출·일몰에 대한 점·소등도 약간의 여유를 둔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욱 담당자도 등 간격과 도로폭에 따른 조도 등을 조정하며 시민편익과 절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타 시군과 비교할 때 평균적인 관리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담당자들도 어느 시점의 점·소등이 가장 적합한지는 전문가 의견을 접한 적이 없다고 고백하며 일부 주민이 낭비적 요소를 지적한다면 이 계기에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최선책을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담당자와 일부 주민들의 상식적 견해, 타 지자체 운영형태를 통해 관리해온 천안시가 좀 더 확실한 해답을 얻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보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조만간 가로등의 가장 적합한 점·소등 시간이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