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가는 전철을 타거나 구경하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룬 천안 전철역 풍경.
새벽 5시 첫차, 밤 9시36분 막차경부선(병점∼천안) 2복선 전철 개통식이 지난 20일(목) 오후 2시30분 천안역 광장에서 개최됐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신광순 한국철도공사 사장, 심대평 충남도지사, 성무용 천안시장을 비롯해 3백여 명이 운집한 이날 행사는 축사, 유공자표창과 함께 개통테이프 절단, 승무신고, 개통열차 출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신광순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경부선 수원∼천안간 전철의 완전개통은 큰 의의를 갖는다.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운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며 심대평 충남도지사, 성무용 천안시장 등도 수도권 전철 개통이 주는 영향과 편익을 강조하며 시민과 함께 기뻐했다. 지난 96년 9월 시작된 수원∼천안간 2복선 전철공사는 수원∼병점 7.2㎞ 구간이 2003년 4월30일 개통됐고, 병점∼천안간 47.9㎞는 이번에 개통됐다. 병점∼천안구간은 사업비 1조1649억원에 연인원 160만명이 동원된 공사로, 아직 이들 구간중 세마, 오산대, 진위, 지제역은 올해 신설될 예정이다. 한편 천안전철역에서 출발하는 새벽 첫차는 5시, 서울역을 종점으로 한 막차는 밤 9시36분이다. 위협받는 생활패턴 전철 개통으로 서울이용이 가까워지자 기쁨과 우려가 동시에 던져졌다. 수월한 전철 이용으로 수도권의 1일 생활권이 천안까지 미치게 되며, 빠져나가는 쪽이냐 아님 들어오는 쪽이냐를 놓고 관계자들의 분석이 치열하다. 한 시민(30·자영업자·쌍용동)은 “농촌 사람들이 자꾸 도심지로 나가듯 아무래도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게 더 많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좀 더 나은 생활문화쪽으로 지향하는 속성을 들며 자칫 서울(수도권) 생활권에 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였다. 천안 사람들의 교통이용이 편리해진 건 사실이나 미치는 영향을 볼 때 상권이나, 문화, 직장, 대학(생) 등 모든 부문에서 이용패턴이 어느 쪽으로 도움이 될지 아직 전망이 어렵다.전통문화는 더욱 부정적인 여파가 높다. 서울의 수준높은 문화를 접하는 건 좋지만, 이로 인해 천안의 토속문화가 침잠하거나 아예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윤성희 예총천안지부장은 이같은 정체성 상실에 깊은 우려를 보이며 “하지만 예술인들의 창작욕을 더욱 부추길 수 있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모두에게 필요하다. 문화주도층과 향토문화에 대한 각종 세미나, 토론회, 공연 등을 통해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수도권)과 비교할 때 문화향유의 열등성이 어떤 식으로 계발되고 발전시키느냐에 고민이 있다. 박상돈 국회의원은 “이번 개통으로 서울시 천안구라는 말도 들리는데 이런 때에 시민들은 자긍심을 갖고 천안의 고유한 문화·전통을 일궈 가꿔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칫 주어지는 편리함만 추구하다 보면 고유문화를 통째로 잃어버릴 수 있음을 걱정한 말이다.두정역 등 역 주변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에 기대가 크다. 유동인구가 늘면 당연 경기는 좋아질 거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외지인보다 천안의 전철 이용객들로 예측되며 천안 자체 상권의 이동에 따른 것으로 분석, 천안시는 상대적인 경기여파를 탈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