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길(63·천안시·부성4통장)
경치 좋은 곳에 놀러가는 아이들은 마냥 좋다. 그러나 인솔자도 그럴까. 안전사고나 차편, 식사 등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만 쌓여 돌아오기 쉽다. 수도권 전철이 연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서울에서 두정역까지 개통되고 이후 봉명·쌍용역(예정)을 거쳐 고속철도역까지 이어지는 편익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기대와 설레임을 감추지 않는다. 특히 두정역사 주변 주민들은 개통과 함께 상권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며, 머지않아 이곳 개발지도가 몰라보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두정역사를 가운데 둔 부성4통의 장용길 통장은 마음속 잡념이 가득하다. “매일 두정역사를 둘러 봅니다. 개통은 얼마 안 남았지만 이곳 저곳이 미흡해 한숨만 나옵니다.”가장 큰 문제는 두정역사의 진입도로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토지주와의 협상이 차질을 빚으며 한쪽은 차 한 대 다닐 정도의 가포장 상태고, 다른 쪽은 가포장조차 안 된 실정이다. 거기다 진입도로 주변 교차로의 가각정비가 잘못돼 사각이 발생,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 자가용이나 택시, 버스 승하차의 번잡함도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23년간 통장일을 맡은 베테랑이자 부성동 37개 이·통장협의회장이기도 한 장용길씨지만 이같은 문제에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동장님과 주민자치위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20여 건의 문제점을 철도청과 천안시 등에 보냈지만 개통시점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제 때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라고한다. 두정역사 및 전철 개통은 인근 96가구에도 큰 희망이 되고 있다. 5년 전 천안상고와 천성중학교가 이전하며 하숙과 자취로 복잡했던 마을이 하루 아침에 텅빈 달동네로 변했다. 다행히 두정역사로 개발여건이 좋아지며 개발업자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모 업체와 개발협상이 거의 이뤄진 적도 있었지만 투기지역으로 묶이며 양도세 부담으로 선뜻 뛰어들지 못하고 업체들이 관망하는 중”이라며 “그래도 주변이 부동산 투성”이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즐거움에 앞서 걱정도 함께 붙어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