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37·화백
김성준 | 37·화백밖으로만 떠돌던 김성준(37·원성동)씨가 고향 천안에서 ‘위장(僞帳)속의 나비’란 주제로 개인전을 갖는다. 지난 12일(금) 오후 6시 쌍용동 인아트갤러리에서 간단한 오프닝 행사를 열고 오는 19일(금)까지 전시된다. 4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지만 작품수는 20점이 채 안 된다. 하지만 대작이 많고, 시간을 공들인 만큼 작품 질도 높다. 관객에게는 반가운 일. 오랜만에 가진 개인전이지만 작품세계는 일관성을 갖는다. 이번에도 끊임없이 추구해온 ‘꿈의 세계’ 연장선이다. 꿈과 무의식, 잠재의식적 측면의 이야기들을 그만의 방식대로 형상화시켜 놓았다. 비구상이라 하면 자체의 난해한 속성 때문에 일반인들이 손사레부터 치지만, 다행히 동화틱한 형체를 접목시켜 비구상과 구상의 중간쯤에 얹어놓았다. 문득 작가는 ‘왜 꿈의 세계를 이미지화하는데 몰두하는가’ 궁금증이 생긴다. 작가노트에서 그는 ‘내 작업은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촉발되고 시작된다. 이것은 어떤 심오한 차원을 다루는 것이 아니며 그 잔상들과 이미지들의 어스름한 투사일 뿐이다. 이상적인 어떤 방향을 제안하기 위함도 아니며 꿈과 현실감각 사이에 걸쳐진 어떤 점이지대의 단상들을 단순히 포착하는데 그 즐거움이 있을 뿐’이라고 밝힌다. 그래서 그의 소재는 항상 꿈을 통해 얻어진다. 꿈에서 깨어나면 꿈의 형태와 이미지 등을 스케치하고 느낌을 메모한다. 모르는 이가 엿본다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십상일 것이다.아주 오랫동안 연습하지 않으면 자칫 난감함에 빠질 수 있는 주제. 다행히 그는 복잡한 꿈의 조각들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표현능력을 가졌다. 스승도 없이 자신만의 명징한 작품세계를 갖는다는 것도 그 자질을 높게 살 수 있을 듯.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향토작가’로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지역활동에 힘쓰고, 더욱 집중적인 몰입을 통해 개인전도 연중 가질 수 있는, 또한 더 깊은 세계로 탐닉할 수 있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일반인 대상의 취미교실도 생각중”이라고 덧붙였다.좋은 그림을 접하고 싶다면 이번 김성준 개인전을 통해 ‘위장속의 나비’를 찾아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