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보급·교육을 통한 전자상거래로 농촌모델 제시지난 9월 중순경 천안시 입장면 정보화마을(연곡·용정·산정리)에 컴퓨터가 들어왔다. 마을회관 2층에는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컴퓨터 10대가 다소곳이 놓여있었고, 앞쪽 한 켠엔 강사 것으로 보이는 컴퓨터도 눈에 띄었다. 정보화마을을 총괄 지휘하는 수장 유남규씨는 “지금 한창 바쁜 수확철이 지나면 곧바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며 흐뭇해 했다. 이곳 정보화마을은 쌀과 포도, 배를 지역 특산물로 재배하는 3개 복합영농마을이다. 지난해 정보화마을로 선정된 후 시비 5000만원을 포함한 2억1000만원이 지원되며 정보화마을로 조성 중에 있다. 가구별 컴퓨터 보급과 함께 마을 전체가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득창출로 새로운 농촌 활성화 모델을 일궈낸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노인들만 남은 농촌마을에 컴퓨터와 그를 통한 전자상거래는 영 어울리지 않는 ‘개밥’과 ‘도토리’의 사이일 뿐이다. 목표는 농촌체험마을정부와 시는 일단 2억1000만원을 들여 컴퓨터 보급과 홈페이지 구축, 전자상거래 교육 정도의 지원에 국한할 것으로 보인다. 밥 숟갈 떠줬으니 먹든 못먹든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얘기와 다름 아니다. 정보화마을의 성공여부는 마을의 책임인 양 비춰진다. 이 지역 이충재 시의원은 이같은 수준의 지원을 우려하고 있다. “정보화마을의 성공열쇠는 달랑 전자상거래 여건만으로는 안됩니다. 우체국 쇼핑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그는 정보화마을은 ‘농촌체험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역설한다. 도시인들이 우연히 이들 홈피에 들어와 물건만 주문하는 행태가 아니라 좀 더 유기적인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 도시인은 아이들 방학때 농촌체험을 간절히 그리는 이들이 많음을 활용하자는 측면이다. “도시인들이 내려와 며칠 묵으며 낮에는 일손돕기와 냇가에서 고기잡기로, 저녁엔 마당에서 옥수수를 구워먹는 농촌체험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들은 도시에 돌아가서도 이웃들에게 이곳을 얘기하고 더불어 농작물의 소비자가 되어줄 겁니다.”이를 위해서는 마을의 단합된 의지와 추진노력이 있어야겠지만, 더불어 시행정과 지역사회도 충분한 지원과 관심을 통해 체험마을로 조성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며 유남규씨를 비롯해 정보화마을의 이상을 꿈꾸는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마을의 한 농부는 “정보화마을에 대한 지원은 끝을 보이고 있지만 농촌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지자체의 과감한 투자와 관심이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