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먹는 가정보다 사먹는 가정 늘어… 떡 판매량은 예년과 비슷
우리나라 전통떡은 총 40여종. 인절미, 바람떡, 송편, 꿀떡, 찰떡, 조랭이떡 등 헤아릴 수 없다.
겨울엔 떡국떡이나 찹쌀떡을, 봄엔 절편, 바람떡, 쑥개떡을 즐겨 먹는다. 송편은 추석명절에 빼놓을 수 없는 떡이다.
89년 방앗간을 시작해 99년부터 전통떡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동산민속식품’을 낸 이명규(42) 대표. 어릴 적부터 유난히 떡을 좋아했던 이씨는 지금의 남편과 맞선보는 자리도 떡집이었다며 “내 인생의 자리에 ‘떡’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고.
떡을 보고 먹고 일하는 모든 일련의 일들이 그저 즐겁기만 하다는 이씨를 보면 20명 넘는 직원들도 마냥 힘이 난다.
떡에 대한 이씨의 한결같은 애정은 이 방면의 ‘최고’를 고집하게 만드는 원동력. 쌀 등 주재료는 1백% 국내산. 위생 청결은 물론이고 보존료(방부제), 착색료를 일절 쓰지 않는다.
“우리 동산 떡의 특징이라면 쫄깃거리는 맛을 들 수 있죠. 생산직원의 기술이 얕으면 맛도 들쭉날쭉하지만 우린 몇 년 동안 한결같아요. 8명의 젊은 생산직원들이 수 년간 함께 해오고 있기 때문이죠.”
한결같은 맛은 대형할인마트들이 인정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동산식품의 거래처는 천안의 까르푸를 제외한 메가마트, 이마트 롯데마트(쌍용점·성정점) 등 대형할인마트들이다. 경기도 오산과 화성에도 납품하고 있고 최근 대전과 청주에서도 요청이 있어 사업 확장에 대한 즐거운 고민이 생겼다.
현재 추석 대목을 맞아 직원들은 한 달 전부터 떡 생산에 매달렸다. 25(토)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물량을 대기 위해 생떡을 3대의 대형 급속냉동고에 가득 채워넣은 상태.
“가장 많이 팔리는 송편 물량만 해도 80가마를 준비해놓고 있어요. 추석 대목에 나가는 떡의 판매량은 평상시의 15배를 넘죠. 예년의 천안 이마트는 하루 1000만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어요.”
이씨의 꿈은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등장하는 과자로 만든 집. 그동안 떡 속에 파뭍혀 떡이 싫어질 만도 하건만 오히려 떡으로 만든 집을 꿈꾸듯 더욱 떡 예찬론자가 돼가고 있다.
“떡을 좋아하는 세대가 나이든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면 좀 섭섭해요. 우리 전통떡의 장점이 얼마나 많은데 젊은 이들이 서양 햄버거에 익숙해져만 갈까요. 가공은 했지만 곡물로 만들고, 중량면에서도 여타 빵이나 과자보다 높아요. 영양가도 많고요. 보존료나 착색료 등 위해한 재료는 첨가하지 않아요. 게다가 떡의 수명은 24시간으로, 밤에 만들어 낮에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신선함도 갖췄죠.
이씨는 소비자 취향을 생각해 바쁜 틈틈이 떡 연구에 몰두한다. 떡국떡에 별 모양의 녹차가루나 흑미맵쌀을 넣어보기도 하고 모양을 다르게 만들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찾는 것은 주로 보편적인 떡들이다.
“앞으로는 떡을 재료로 한 햄버거를 만들어볼까 해요. 또 떡과 잘 어울리는 음료수(식혜 등)를 개발하는 것도 과제죠. 소비자들에게 떡을 먹어달라 강요하기보다 소비자 취향에 접근하는 떡 개발이 우리가 할 일이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