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공업대학 전경.
4년제 승격은 헛된 꿈, 교육부 ‘불가방침’에 구성원 반발 발목
교육부의 칼날이 매서워지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8월31일 밝힌 대학 구조개혁안에 따르면 2009년까지 국립대 1만2000명, 사립대 8만3000명 등 대학정원 9만5000명이 줄어든다. 대학 재정의 주수입원인 학생수가 격감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001년만 해도 대학 평균 미충원율이 1.6%였으나 2003년에는 5.5%로 높아졌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격감현상은 두드러져, 미충원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다.
내년부터 각 대학은 신입생 충원률, 취업률 등 학교운영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며 국립대 통·폐합이나 연합, 사립대 인수·합병 등이 추진되고 퇴출절차도 마련된다. 교육부가 굳이 나서지 않더라도 대학들이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도래됐다. 대학의 존폐는 이제 얼마나 신속하고 성실하게 구조조정에 임하는가에 달렸다.
구성원 갈등은 원칙으로 푸는게 해법
천안지역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이중 공주대와 천안공업대학간 통합은 추진과정 중에공업대학 내 구성원간 갈등양상으로 빚어지며 발목을 잡히고 있다. 대학들이 변화의 물꼬를 트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데 언제까지 반목하고 있을 것인가에 지역사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갈등은 복잡하게 전개되는 듯 보이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교육부의 구조조정 방침을 성실하게 준수하려는 김성헌 현 학장측과 4년제 승격을 끝까지 밀어붙여 보겠다는 반대세력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 반대세력으로는 총동창회, 총학생회, 직장협의회, 대학발전협의회로, 구성원의 대다수를 대표하고 있으며 이종언 전학장이 포진해 있다.
교육부의 국립대 구조조정은 캠퍼스와 전공별 특성화 전략과 연계해 통합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유사중복학과의 통합 등 연합대학 체제로 개편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공업대학은 이같은 구조조정을 받아들여 공주대간 통합을 추진중에 있다. 김성헌 학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천안공대의 경쟁력은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고, 첨단 산업화 지역에 가장 영향력 있는 중심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측은 몇 가지 이유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교육부가 4년제 승격을 ‘불가’했다 하지만 정략적 기회를 엿보면 승산있다는 속내를 갖고 있다. 이종언 전학장은 “정권이 바뀌거나, 시간이 지나면 교육부 방침도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현재 교육부 방침을 무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4년제 승격은 지역의 자랑이 될 수 있으며 학생수도 늘고 천안공업대학이란 교명도 가져갈 수 있음을 역설,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다분히 현실 이기주의가 엿보인다며 부정적 시각을 비추고 있기도 하다.
다변화 시대이긴 하지만 교육부의 확고한 4년제 승격 불가입장과, 강한 구조조정만이 대학의 살 길임을 직시할 때 공업대학의 이같은 갈등은 우려섞인 목소리를 낳는다. 예전에 모 대학의 4년제 불가방침이 바뀐 사례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게다가 교육부의 확고한 의지는 일선 대학이 신뢰를 갖고 따라주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의 길을 걷게 되는 과도기적 시기임을 감안, 상생의 틀에서 4년제 승격에 대한 미련을 가져갈 것인가, 버릴 것인가를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