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시골에서는 ‘전쟁놀이’라는 것이 있었다. 어느 땐 아침부터 시작한 놀이가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내린 후에도 재미에 빠져 멈출 줄 몰랐다.
전쟁놀이는 양쪽에 대장이 있고 그들의 선택에 의해 아이들이 두 패로 갈린다. 전쟁이 시작되면 한 쪽이 이길 때까지 상대방은 ‘죽여야 하는 적’일 뿐이다.
승패가 갈리고 한 게임이 끝나면, 다시 양쪽 대장이 선정되고 또다시 편가르기가 이뤄진다. 이중 칼싸움을 잘하거나 재빠른 아이들은 서로 데려가려 하며 인기가 높다.
그런데 다 큰 일부 어른들도 이같은 아이들의 ‘전쟁놀이’를 본따 재미를 누리고 있는 곳이 있다. 2백73명의 국회의원들이 그들이다. 물론 전쟁놀이를 싫어하는 의원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몇 개로 나눈 정당을 옮겨다니며 싸움에 신나 한다. 아이들이 칼이나 총 대신 막대를 사용하는데 반해 의원들은 입씨름과 때로 멱살잡이 등으로 무기를 대신한다.
한 게임이 끝나가는 요즘 의원들은 또다시 대장을 세워 놓고 어느 편이 될까를 고민한다. 물론 이기는 쪽에 붙는 게 아무래도 혜택이 많다.
아이와 어른(정치인), 전쟁놀이 형태는 똑같은데 순수한 재미를 위해 하는 아이들의 전쟁놀이와는 달리, 국민의 고혈인 세금이 제공되고 국민의 생존터를 전쟁터로 사용하는 의원들의 전쟁놀이는 그 격이 다르다.
국민의 폐해를 담보한 의원들의 전쟁놀이는 이제 그만 사라질 때가 됐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