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을 따라 늘어선 단층집들은 하천정비계획에 따라 30~40년 삶의 터전을 버리고 조만간 이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주부담 큰 영세가구들 ‘잠 못이루는 밤-지난 8월 하천범람에 따른 수해로 한동안 주민고통을 야기했던 원성천이 조만간 대대적인 정비공사에 들어가게 돼 추후 안정적인 하천관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정비를 하면 하천폭이 넓어지며 이주민이 발생, 특히 영세가구들의 ‘이주대책’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실정.
시는 이곳 1.1㎞ 하천구간을 34m 폭으로 넓히며 지역여건에 맞는 친환경적 하천개량공사를 추진중에 있다. 이미 국?도비 포함, 총 98억원의 예산을 세워 놓고 있으며 지난 9일(토) 4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사업 전반에 대한 주민설명회도 가졌다.
문제는 하천 부지에 자리잡은 영세가구들. 30∼40년 이전부터 하천부지(시유지)에 건물을 짓고 근근히 생활해 온 이들에게 몇 푼의 낡은 집 보상가만으로 이주해야 한다는데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이들 주민들은 요즘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정희씨는 “불안해서 잠이 안온다. 경제사정은 뻔한데 우리 일곱식구가 추운 겨울에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서씨는주변에서 12월부터 공사 들어오니 그 전에 떠나야 한다고도 하고 나중엔 강제철거한다고도 하는 통에 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
유상근(66)?유응열(32) 모자도 걱정은 마찬가지. 몇 푼 쥐어주는 보상가로 당장 어디 가서 사느냐며 한숨이다. 유상근씨는 22살에 시집와 이곳에서 45년째 살고있다며 “돈도 돈이지만 불난리?물난리 다 겪으며, 얼마전엔 내부수리도 끝냈는데 이곳 떠나기가 쉽겠냐”고 피력한다.
시도 이들 19가구 형편을 감안,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생각이나 ‘법적 테두리 내’에서이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게다가 내년 우기 전인 6월까지의 공사완료 계획에 따라 부득이 내년 초까지는 공사할 수 있도록 집을 비워야 하는 형편이다.
이들 가구의 보상가가 책정되는 내주 이후 주민들의 불만족에 따른 시와의 마찰이 예견되는 등 당분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