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양날의 검 CCTV, 문제의식은 필요없나

등록일 2015년09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바야흐로 CCTV의 시대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길에 나서며 타는 엘리베이터부터 아파트 단지 곳곳의 CCTV를 지나게 된다. 블랙박스가 탑재돼 있는 자동차를 타고 도로에 나가면 방범용 CCTV, 과속·신호단속 CCTV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 지나는 건물과 상가 곳곳에서도 여러 종류의 CCTV는 늘 우리를 쉴 새 없이 지켜보고 있다. 일과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눕는 그 시간까지 CCTV의 사각지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제 범죄예방책의 대명사 격이 된 CCTV는 그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방향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CCTV의 기하급수적인 확대가 과연 우리의 생활을 보다 윤택하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대답은 ‘아니다’이다. CCTV는 우리의 생활에서 안전을 돕는 하나의 도구요 수단일 뿐, 대안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CCTV는 언제부턴가 대안으로서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올해 초 인천에서는 김치를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의 뺨을 때려 나동그라지게 만든 보육교사의 동영상이 공개돼 국민적 공분을 샀다. 당장 5월 국회에서 어린이집 CCTV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제출됐고 이내 통과돼 올해 12월부터 CCTV 미설치 어린이집은 거액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아동학대 사건 이후, CCTV 설치확대를 제외하고 아이들 교육공간에서 학대 예방을 위한 어떤 대안이 제시됐나는 도무지 찾아보기 힘들다. 보육현장에 대한 면밀한 실사, 보육교사의 업무환경과 처우개선 등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보다는  CCTV 설치와 보육교사 처벌에만 해결책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학부모와 어린이집의 원활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육현장의 살벌한 CCTV가 교사들로 하여금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키워주는 것도 아닐 뿐더러, 아이들에게도 딱히 교육적이지 않은 환경임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는 어린이집에 이어 유치원도 내년까지 CCTV 설치율을 90%까지 늘려가겠다며 교육청을 통한 수요조사에 나섰다. 요구한 양식을 갖춰 제출한 유치원에는 대당 20만원씩 특별교부금까지 지원해 준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그러나 아무리 학부모들의 지지가 높더라도 문제의 핵심을 잊으면 안된다.
일련의 아동학대는 CCTV가 없어서 발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교육부는 교육현장에 있는 모든 구성원들의 행복을 전제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각지대 없이 CCTV가 지켜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우리의 일상들을 언제까지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여야 할까.

이러다 CCTV가 없는 곳은 어디나 우리에게 불안하고 위험한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닐까?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