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역사 추진으로 당분간 옛 문성파출소로 자리를 옮긴 역전파출소.
‘비가 샌다. 낡았다. 비좁다. 땅주인도 아니다. 그러나 이보다 심각한 건 ‘임시 거처’라는 것.’
역전파출소(소장 최영식?역파)가 한동안 ‘집없는 천사’ 신세에 처하게 됐다. 민자역사가 지어지는 동안만 임시 청사를 사용, 3∼4년을 예상했으나 현실은 10년이 지나도 보장이 없다. 게다가 열악한 환경은 더욱 마음만 싱숭생숭.
역파의 열악한 환경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84년도 건물인 역파는 창고까지 포함해 총 30평밖에 안된다. 몇 평 안되는 2층엔 식당과 새우잠을 청할 수 있는 좁은 방 하나가 전부. 이런 형편에 3교대라고는 하지만 총 20명이 근무, 부득이 다 모이는 날엔 대책이 없다.
비가 샐 정도로 건물도 낡았지만 4?5대 주차할 정도의 협소한 청사 앞마당은 남의 터. 주민들 요구로 언제 소방도로가 개설될 지도 불안을 부추긴다. 문성동사무소측은 “당분간 소방도로 개설은 어렵다”고 말하지만 딱히 내일이 아니라는 보장도 없다. 양지문고 위쪽 좁은 안길로 가다 언덕 샛길로 올라가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역파는 민원인들이 찾기에도 쉽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역파에는 ‘희망’이란 게 존재했다. ‘민자역사가 들어서는 동안’만 임시거처라는 생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금방 추진될 것처럼 보이던 민자역사가 정작 3년째가 다가와도 제자리 걸음만 계속하고 있어 난감”하다는 것이 역파 최영식 소장의 얘기.
민자역사 추진과 더불어 역전 옆에 있던 공간을 비워주고 현재 있는 곳은 예전 문성파출소 자리. 문민 정부가 들어서 문성이 역전파출소에 통?폐합되며 폐허처럼 서있던 곳에 역파가 들어간 것이다.
이제 또다른 희망이 비추고 있다.
최근 역파를 방문한 한상익 경찰서장은 이곳의 열악한 실태를 파악, 인근 구천안경찰서 자리를 검토해 볼 것을 지시했다. 경찰서 한상근 경리계장은 “구천안경찰서를 사용하고 있는 충남지방경찰학교가 대전으로 가는 내년에는 시민치안을 고려, 역파 이전을 신중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역파 직원들도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내심 시설 넓고, 위치 좋고, 주차장 공간까지 갖춘 구천안경찰서라면 ‘만족’한다는 입장.
언제 민자역사 준공 후 한쪽 공간을 역파로 사용될지 아득한 상황에서 구천안경찰서 자리는 이들에게 기다림의 위안을 전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0월21일(월) 경찰의 날, ‘앞서가는 경찰관서’로 도내 1위를 차지하기도 한 역파. 환경평가에 낙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검거실적이나 근무태도 등 좋은 점수를 받아 종합평가 1위의 영예를 얻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