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인설(비늘처럼 떨어지는 피부 각질)이 많이 생기는 구진(볼록한 붉은색 반점)이 특징인 만성 재발성 피부병이다(그림1).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자극에 의해 발병하는데, 건선의 유병률은 약 1~3% 정도로 추정된다.
건선 환자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관절염이 있다. 건선의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손, 발, 팔꿈치, 무릎 등의 말초 관절과 허리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건선 관절염’이라 하는데, 주로 30~50대에 잘 발병한다.
남자와 여자에서 비슷한 비율로 발생하는데 유병률은 대략 1,000명당 1~2명이나, 건선 환자에서는 약 10% 정도에서 발병한다. 대부분의 경우 피부 건선이 먼저 발병하고, 이후에 관절염이 발병하지만, 약 30% 내외의 건선 관절염 환자에서는 피부의 건선이 발생하기 전에 관절염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건선 관절염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유사하게 아침에 관절마디가 뻣뻣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좌우 비대칭적인 분포를 보이며, 주로 손의 원위지절관절에 발생하지만 무릎관절과 같은 큰 관절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환된 관절에는 압통과 종창(곪거나 부어오름)이 발생한다.
오랜 시간 동안 치료하지 않고 염증이 지속되는 경우, 손가락의 뼈가 연필모양으로 파괴(pencil-in-cup appearance, 그림2) 되는 등 침범 관절에 심각한 관절변형이 초래될 수도 있다.
또한 강직성 척추염과 유사하게 아침에 주로 발생하는 목, 허리 혹은 엉덩이 뼈 부위의 뻣뻣함과 통증 (척추염, 천장관절염), 발바닥이나 아킬레스건 부착부위에 발적과 통증 (골부착염; enthesitis, 건초염; tenosynovitis) , 혹은 손가락 전체가 소시지처럼 붓는 지염(dactylitis, 그림3)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건선 관절염의 특징적인 임상증상으로는 특별한 외상이 없이 손발톱에 눌린 자국이 생기거나 (손발톱오목, nail pits), 손발톱이 살에서 분리가 되거나 (손발톱박리, onychosis), 손발톱이 두꺼워지는 (과다각화증, nail hyperkeratosis) 등의 손발톱 병변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소견들은 곰팡이 감염과의 감별을 요한다.
건선 관절염은 통증과 관절 손상을 줄이려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진단은 임상소견과 검사를 종합해 진단한다. 치료로는 재활·운동 치료, 약물치료 및 수술적 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는 건선 관절염 치료의 근간으로, 치료약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메토트렉세이트, 싸이클로스포린과 같은 항류마티스약제 및 엠브렐, 휴미라, 레미케이드 등의 종양괴사인자 길항제-α와 같은 생물학적제제가 있다. 수술적 치료는 심한 고관절염으로 인한 변형, 통증 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장성혜 교수(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류마티스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