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방자치단체가 시내버스 노선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제가 다니는 운수업체에 배정한 특정노선의 1일 운행횟수를 왕복 1회나 늘렸습니다. 운행횟수를 맞추려고 무리하게 운행하면 경찰청이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고, 안전하게 운행하면 마지막 0.5회 또는 1회 결행을 하게 돼 회사가 징계를 해 다수의 기사들의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이에 일부 기사들이 반발해 승객과 기사의 안전을 볼모로 더 이상 무리한 운행지시를 따를 수 없다며 안전운행을 했다가 해고됐습니다. 이래도 되나요?

A.
징계해고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정도의 중대한 잘못이 있는 노동자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허용된다는 게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징계해고의 사유가 업무지시 거부인 경우에는 정당한 업무지시인지를 먼저 따져 보아야 합니다. 또 부당한 업무지시라고 보기 어렵다고 해서 곧바로 징계해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당한 업무지시는 아니지만 무리한 업무지시로 볼 수 있는지, 노동자가 업무지시를 따르지 않은 이유와 배경이 무엇인지, 노동자가 무리한 업무지시에 대한 건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사업주가 노동자의 건의에 귀 기울이고 개선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했는지, 노동조합 조합원이 경우 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인지, 과거 유사사례 및 다른 노동자들과의 징계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계해고에 이를 만한 잘못인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세월호 참사의 교훈에서 보듯이, 무리한 운행은 자칫 엄청난 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운행횟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무리한 운행이 불가피하고 그로 인해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부과 받을 정도라면 안전운행을 이유로 한 해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시내버스의 1일 운행횟수의 결정권은 사업주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운수업체의 무리한 운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 이 상담글은 대전광역시에서 발생한 동일한 사안의 해고사건을 재구성한 것으로, 부당해고구제신청사건을 제기해 부당해고로 판정됐으며, 사업장에 설립돼 있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대전광역시과 운수업체를 상대로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민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김민호 공인노무사. 공인노무사 김민호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상임대표
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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