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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난 조직책을 강탈당했다”

등록일 2002년10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자격없는 전용학에 조직책 임명…절차무시한 조잡함·무원칙 ‘잔류’냐 ‘탈당’이냐를 놓고 양승조(43와?변호사)씨의 고민이 크다. 정치권의 낡은 관행들을 타파, 국민들을 위한 진정한 정치인이 되고자 첫 정치입문한 새내기, 양씨. 그러나 깨끗한 마음으로 출발한 그에게 느닷없이 ‘전용학’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한나라당 조직책을 다 받아놓은 상태에서 전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8월17일부터 23일까지 공개적인 조직책 모집을 통해 최고회의를 거쳐 당무회의의 형식적 절차만 남겨놓은 상황입니다. “전용학 의원은 입시원서를 내지 않은 학생이며, 한나라당은 그런 그를 부정입학 시켜준 꼴입니다. 이같은 무원칙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나 천안시민과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지난 23일(수) 전용학 의원에게 한나라당 조직책을 맡겼다. 지역주민의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양승조씨의 친구이자 동역자인 이원희(43)씨를 “물같이 투명한 사람이 몹쓸 일을 당했다”며 정치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구린내가 진동한다고 한탄한다. 한나라당은 양씨를 위해서인지, 아님 전씨를 위해서인지 “좀 참으라”고 한다. 한나라당에 진득하게 붙어 있으면 좋은 때가 올 거라는 얘기다. 그러나 조잡한 무원칙의 속내를 내보인 전 의원과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을 참기도 쉽지 않거니와 그대로 눌러앉는다 해도 ‘국회의원’ 진출의 기회는 희박할 뿐이다. 양씨는 24일(목) 탈당 기자회견을 가지려다가 또다시 심사숙고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누가 봐도 탈당 명분이 분명하다고는 하지만 당을 옮긴다는 자체가 괜한 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곤경에 처한 약소정당이라든가 차기대통령이 이회창이란 인물 하나뿐이라면, 또는 내가 한나라당에 혜택을 입은 처지라 한다면 이같은 문제점을 차치하고라도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중 한 가지도 내 희생을 강요할 것이 없잖습니까.” 양씨는 많은 지인들에게, 또 시민들에게 자신의 향후 진로에 대해 묻는다. 탈당에 대한 명분은 그저 허울 좋은 명분일 뿐이다. 저마다 명분을 대며 철새로 전락하는 정치 생리가 만연, 양씨에게 ‘탈당’ 자체가 주는 상처는 적지 않다. 그는 자신에 대한 고민에서 잠시 벗어나 전용학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의 정치적 판단에 대한 심판은 유권자에게 있습니다. 이번 일을 반드시 기억했다가 다음 총선에 정확한 심판이 내려져야 합니다. 정치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오직 선거의 ‘한 표’ 뿐이니까요.” 양승조씨는 한편으로 ‘전화위복’이라는 생각도 갖는다. 정치의 길을 가고자 뜻을 둔 마당에 같은 길을 걸어야 할 전 의원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노출된 것이다. 지금 당장은 괴롭더라도 장기적 안목에서는 위안이 된다는 해석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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