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토) 천안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시민체전에서 전용학, 함석재 국회의원과 성무용 천안시장이 입장하는 선수단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오른쪽부터 전용학?함석재?성무용)
전용학 국회의원이 천안에 오기 전과 후의 정치색이 판이하다.
그가 천안땅을 밟기 전에는 국회의원 2명과 천안시장이 모두 자민련 소속이었다. 정일영, 함석재 의원과 이근영 전 시장이 자민련의 아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민련이 흔들린 건 자민련 자체로부터 기인했다. 충청인이 거는 자민련 기대는 변함 없었지만 자민련을 구성하고 있는 실세(?)들이 그같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자민련은 전 의원이 오면서 국회의원 1석을 민주당에 내주었다. 이근영 전 시장이 ‘아름다운 퇴진’을 선언한 후 시장자리도 한나라당에게 내주면서 자민련?한나라당?민주당이 각각1석씩으로 ‘사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균열이 깨진 것은 함석재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시작됐다. 자민련의 활로가 궁색해진 가운데 함 의원이 한나라당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5년여를 호령했던 여당, 민주당에 차기 정권창출에 대한 희망이 작아지자 전용학 의원도 결국 ‘정치안정’의 명분을 내세워 한나라당을 탔다.
차기대권이 한나라당에 유력시되는 가운데 이제 천안의 3대 정치인이 모두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다. 시민들은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인물 본위’로 선택한다고 했지만 ‘실세정당’으로의 흐름은 유행인가 보다.
김세응…친구, 전용학은 철새
김세응 민주당갑 부위원장과 전용학 의원은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후 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총선때 김세응씨를 포함해 3명이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경합하고 있었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차, 자민련 공천을 희망하던 전용학 의원이 돌연 민주당 공천을 꿰차고 국회의원에 등극했다. 황당한 3명의 공천 후보자. 김씨는 분명 잘못됐다면서도 친구, 전 의원에 대해 침묵했다.
얼마 후 김씨는 전용학 보좌관으로 국회에 들어갔다. 정치경험도 쌓고 전 의원도 돕자는 생각이었다. 1년여가 지난 후 김씨는 천안시장에 지역경선 후보자로 나섰다. 6명의 치열한 경합 속에 결국 어렵사리 민주당 경선은 통과했지만 천안시장 자리는 현 성무용 시장에게 밀렸다. 일부에선 전 의원이 김씨를 성심껏 돕지 않았다는 비난도 들렸다.
“이제 민주당 부위원장으로 돌아가 지역정치 발전에 충실하겠다”는 말과 함께 평심을 찾았다. 그러나 이번 전 의원은 민주당 동지이자 친구인 그와 한 마디 상의 없이 탈당했다. 그것도 한나라당 입당을 통해 자신이 당했던 예전처럼 ‘낙하산’ 조직책 임명을 받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세응씨의 입이 고울 리 없다.
“천안이 철새도래지입니까. 한 입 가지고 두 말 하고, 이당 저당 옮겨다니했던 사람이 유권자의 민의도 저버린 채 한나라당으로 간 것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전 의원이 없는 민주당은 김세응씨가 추스려 대선까지 간다는 계획이다. 이후 조직책 공모를 통해 지구당위원장을 선출하게 될 터. 전 의원이 빠져나간 후 김세응씨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어찌보면 전 의원이 고마울 수도 있건만 친구, 전 의원에 대한 ‘찜찜함’이 떨쳐지질 않는다.
전용학 의원 친구 몇몇도 “바람직하진 않다”,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전 의원이 이번 행보에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