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의 나이에 접어든 엄금자 도의원(천안 제2지역구). 공자는 50의 나이를 지천명이라 하여 하늘의 뜻을 알았다고 했다. 공자의 영향을 받았는가. 엄씨는 공자처럼 말한다. “도의원 선거는 이미 나의 당선이 예고돼 있었다. 나는 알고 있다. 하늘의 뜻을 조금은 말이다.”
엄씨는 ‘대통령 딸이 아닌 농부의 딸’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0월22일 3백49쪽에 달하는 책을 냈다. 총 53개 조각으로 이루어진 그 책은 그녀가 살아왔던 얘기부터 나라와 세계를 바라보는 견해를 담담한 필치로 그려냈다.
그녀는 자신의 책에서 ‘지방자치와 언론’에 대해 언급했다. “지역정부와 지역의회가 지역주민에 의해 직접적으로 구성되는 제도”가 지방자치제도의 기본정신임을 강조하며 “지역주민 스스로에 의한 자기책임과 자기결정성의 정신으로 발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언론의 역할은 정보전달과 이를 통한 사회집단들간의 상호연계 기능이 주요하다고.
주민들은 당연히 지역정보에 대한 언론전달을 통해 개인간?집단간 다양한 토의를 통해, 공통된 발전방안을 제시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녀는 ‘공동정부의 갈림길, 대통령은 누가 되어야 하는가, 환경에 진 빚이란?, 여성과 정치참여, 환경과 여성 외에도 북한대학원?국방대학원 등의 전공을 살렸는지, 세계화란, 한반도 안보환경, 통일지향적 요소,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통일 저해요인’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자유로이 밝혔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는 그녀의 이력이 한편으로는 신비감을 준다.
호서대 겸임교수, 인천중구 여성회관장, 14대 국회의원 출마, 현 충남도의회 의원, 독신녀, 대통령으로서의 꿈 등이 그녀의 꼬리표.
책 제목도 복선이라도 깔아놓은 듯 묘한 여운을 준다. 지극히 평범함을 대표하는 농부의 딸이라면서도 대통령 딸이 되지 못한 비애를 담고 있는 듯. 그래서 독하게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을 집어먹었나 보다.
도의원도 대통령이 되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하는 그녀. 반면 현실에서의 여린 듯한 마음,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외로움’을 말하는 이중적인 모습 속에 ‘엄금자’라는 객체는 어디에 있는가.
그녀가 자신의 유권자에게 도의원으로서의 사랑을 베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듯 유권자들, 더 나아가 시민들은 엄금자 에세이를 통해 이 가을날 ‘그녀알기’를 시도해 봄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