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13총선 당시 민주당 공천을 받은 전용학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부인 윤오용씨와 환호하고 있다.
함석재 이어 전용학 의원도 한나라당행, 전 의원 비난 봇물
“함석재 의원에 이어 전용학 의원마저 제 살길로 찾아드니…천안이 왜 이러나!”
14일(월) 전용학(천안갑) 국회의원의 ‘민주당 탈당?한나라당 입당’을 놓고 지역구민들의 비난이 거세다. 어떤 이는 그동안 충절의 고장으로 유명한 천안 이미지가 이들, 특히 전 의원으로 인해 변절의 고장으로 전락했다며 천안을 떠나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이합집산의 정치세계. 한 두번 당을 옮긴다고 크게 흉될까마는 이번 전용학 의원의 행보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가 유독 큰 것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 의원 비난, 이유있다
먼저 전 의원은 지난 2000년 정치계에 입문, 총선을 앞두고 자민련 공천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일이 틀어지자 하루아침에 민주당 공천으로 금배지를 단 그가 이번에는 희망의 정치실현을 이유로 한나라당행을 탔다.
짧은 기간에 두 번의 정당 옮기기에 성공(?)한 그. 바꿔 탄 것은 비단 정당만이 아니다. 김종필에서 김대중, 이인제, 노무현을 거쳐 반노 진영이 주축인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발족에 참여한 34인의 하나였다가 별안간 이회창으로 갈아탔다. 전 의원이 옮길 당시에는 모두들 유력한 대권자였다. 이런 그에게 사람들은 ‘철새 정치인’이란 수식어를 붙였으며 어느 중앙지 사설에서는 철새도 노선이 있다며 ‘철새보다 못한 작태’라 질타했다.
전 의원이 한나라당 저격의 최일선인 민주당 대변인이었다는 것도 비판 강도를 높게 하고 있다. ‘이회창 총재식의 탄핵정치는 상생의 정치가 아니라 상살의 정치(2001.4.30)’,‘세계유일의 포용정책 반대자가 되어 대북정책 실패를 외치는 이 총재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저 현 정부의 실패만을 고대하는 심술난 놀부(2001.6. 14)’ 등의 신랄한 논평을 냈던 장본인.
또한 한나라당에 입당한 자민련 김용환?강창희 의원에 대해 ‘그동안 주장해 온 명분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한나라당에 안긴 것은 정치생명 연장만을 위한 추악한 배신과 야합(2001. 10.18)’. 함석재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서도 의리를 저버린 철새 근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었다. 이런 말들을 대변인으로서 민주당의 앵무새일 뿐이었다는 변명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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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더욱 비판받는 것은 항상 힘있는 곳만 찾아간다는 이유 때문이다.
자민련에서 민주당, 그리고 한나라당으로 옮긴 것과 관련, 그가 주장하는 희망의 정치보다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움직이는 기회주의자가 아니냐는 목소리다. 원칙과 철학을 소중히 한다면 굳이 크고 작은 정파를 가려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안정은 군소정당의 조화에 있지 한곳으로 규합돼 독재정권을 이루는데 있지 않다는 것. 만약 그가 추구하는 정치안정이 ‘힘’과 ‘양’에만 있다면 여당 하나만 존재해야 한다는 극단의 논리가 통할 수밖에 없다.
각계 반응… ‘변절자의 행보’
“지역구민과 국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였다”는 전 의원측은 한나라당행을 확정하기까지 많은 번민이 있었다고 피력했다. 전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초선의원이면서 민주당 대변인까지 한 이미지를 감수하면서 이같은 결정에 이르기까지는 그 고민이 어떠했겠냐”고 전했다. 이합집산의 현실정치를 개탄, 차후 불출마까지 고려했으나 지역구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었음도 밝혔다.
전 의원측에 따르면 발표 전날인 13일(일) 지역구에 내려와 30여명의 각 읍면동 여론수렴자들과도 논의를 거듭, 현실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노무현과 정몽준의 자기 주장이 강한 상황에서 후단협 노력이 삐그덕거리며 현실타개가 불가능해지자 선택타개의 기로에 선 그에게 주민들은 ‘한나라당행’ 밖에 없지 않느냐는 말들이 나왔다. 한나라당에서도 들어올 것을 주문, 그의 앞길이 트인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 의원측의 변명이 지역주민들의 정서를 이해시키기에는 미흡하기만 하다. 한나라당 지역구는 전 의원의 입당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 총선때 경합하면서 생긴 감정이 아직도 안풀렸다”면서 떨떠름한 입장이다. 일부는 성무용 시장 개인을 위해 일한 만큼 이제 떠날 때도 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자민련측에서는 “철새는 철새일 뿐’이라며 지난 총선때 자민련에서 민주당으로 갈아탈 때부터 알아봤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까지 갈 줄은 몰랐다고. 한 관계자는 “이벤트성 의원으로 소문나 있다”며 그런 사람이거니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회당 천안갑도 14일(월) 성명을 발표했다. ‘전 의원의 이번 행보는 양지를 쫓는 철새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대해 ‘수구냉전세력’으로 목청을 높였던 그가 결국 천안지역민의 민의조차 헌신짝처럼 내던졌다고 성토했다.
일반 주민들의 반응도 거칠기만 하다. 삼삼오오 모이면 으레 뜨거운 감자가 돼 버린 전 의원 얘기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열이면 열, 전 의원의 행보에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택시기사인 한모씨는 “줄서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모씨도 “함 의원에 이어 전 의원도 기회주의자”라며 “왜 천안의원들이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그는 정치소신을 가지고 ‘민주당 전용학’을 찍어준 주민들은 뭐냐며 변절자를 찍어준 꼴밖에 더 되냐고 울분.
동면 이모씨는 지역여론이 무척 안좋다며 “저 유리한 쪽으로 갔으니 다음 선거에서 기필코 안찍겠다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구성동 정모씨도 “개인 사리사욕 아니냐”며 질색. 그래도 대부분 “(전용학 의원도) 살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동정론을 갖기도.
일각에서는 이같은 행태가 정치인 개인뿐만 아니라 이럴 수밖에 없는 현실정치의 문제에도 정치개혁의 칼날을 들이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정치개혁 통해 근본적 모순 타파해야
“왜 기업과 금융, 교육, 언론 등 모든 분야에서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유독 정치권에서만 바람 한 점 없는가.”
일각에서는 전용학 의원을 모질게 내치는데 그쳐서는 안된다는 말을 꺼내 놓는다. 정당구조가 변하고 국민의 정치의식이 변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낸다.
실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정치인이라면 자기 당에 대한 소신이 얼마나 있으며 당을 바꾸지 않은 정치인 또한 얼마나 있는가. 당의 수장조차도 대권때만 되면 이리저리 재보기를 거쳐 신당공조를 통해 이합집산하는 행태이지 않는가.
혼돈정치의 현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작금의 실태를 우려하는 이들은 가치판단의 기준을 원칙(명분)론과 현실론, 두 가지 측면에서 가져가야 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한 번 뿌리를 뒀으면 소신을 갖고 끝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 원칙론이라면 현실론이란 뿌리를 뒀다 해도 상황에 따라 지역구민과 의원의 발전적 도모를 위해 방향을 선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전 의원의 이번 행보에 대해 ‘진실’이 어디에 있느냐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한 몫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대변인의 말에 대한 책임성이 어디에 있는가. 정당을 바꾸는 것에 어떤 의미가 내포돼 있는가. 한나라당 선택이 그를 뽑아준 지역구민에 대한 최선이었나. 만약 무소속으로의 소신을 들고 나왔을 때 차후 주민선택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줄 수 있느냐는 물음은 모든 이들의 과제로 주어지고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는 격
양승조(변호사)씨의 한나라당 갑지구당 조직책 입성이 불투명하게 됐다. 당초 6명이 조직책 공모에 나선 것으로 공식발표됐으며 내부적으로는 이외 5명 정도가 비공식으로 접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직책 발표가 늦어지자 성 시장은 지난 11일(금) 오후 7시경 “직무대행을 둬야 하지 않느냐”며 대선준비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 들리는 바에 따르면 한나라당 최고회의를 거치며 양승조씨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용순 한나라당 사무국장도 “최고회의에서 한 명일 때는 당무회의에서 추인만 받으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무회의가 개최된 14일(월) 전용학 국회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추인결정이 어떻게 될지 오리무중 상태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전 의원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천안갑지구당위원장이 공석이라는 점을 감안, 입당해 김용환 한나라당 고문 등을 만나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공천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승조씨보다는 현 국회의원인 전용학씨가 결국 갑지구당 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조직책 공모가 끝났다 해도 변화무쌍한 정치판에서는 지명도 높은 사람에게 위원장직을 맡기는 게 어려운 건 아니라는 해석이다.
탈·입당 성 명 서
‘희망의 정치’ 향한 새출발 다짐
저는 오늘 새로운 선택을 통해 혼돈과 분열의 퇴행적 정치를 뒤로 하고 상식이 통하는 희망의 정치시대를 향해 새출발을 결심했습니다.
현재와 같은 정치상황으로는 국민들이 바라는 ‘희망의 정치’를 실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며 그동안 번민에 번민을 거듭해 왔습니다. 지역구민과 국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였습니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국민화합과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정치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안타깝게도 현실의 벽은 높았습니다. 이념과 선명성 경쟁만으로는 작금의 국정혼선과 민생불안을 해소할 수 없고 국민에게 봉사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은 지난 6?13지방선거와 8?8재보선에서 준엄하게 심판하고 새길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작은 이해에 얽매여 이같은 민의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이제 국민들을 더 이상 불안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세계경제의 불안요인과 동북아 질서재편의 빠른 흐름 등 한반도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안정을 통한 국가발전과 민생안정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안정이 긴요합니다. 저는 껍질을 깨는 아픔을 감내하며 정치안정의 큰 뜻에 동참하겠습니다. 원내 안정세력, 국가의 신뢰를 받는 정당만이 정치안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의 집권을 통한 정치안정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대세라고 확신합니다.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는 자세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년8개월 전 정치에 입문할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여러분께 헌신하겠습니다.
국회의원 전 용 학
네티즌 말·말·말-비판 목소리 ‘봇물’
지난 14일(월) ‘민주당 탈당, 한나라당 입당’을 감행한 전용학 국회의원을 놓고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입당 발표 이후 연일 3백개 이상의 글들이 쏟아지는 속에는 전 의원을 두둔하는 글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매스컴이 연일 거론하는 전국적인 이슈임을 감안, 전용학 의원 홈페이지 조회수는 건당 평균 50여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중 일부를 간추려 봤다.
바아후1
‘그냥 난 죽어도 야당은 못해’라고 할 것이지 뭔 놈의 소신은 선거 때마다, 그것도 자기에게 조금 더 유리해 보이는 쪽으로만 바뀐다냐.
장윤희
‘반창이 모두 연대해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 거품 물 때는 언제구 이제는 창이 대선에서 승리하는데 백의종군한다굽쇼∼ 할 말이 없다.
전기자
참으로 우리 정치는 신념과 봉사하는 정치가 없는 것인가. 이당 저당 내가 유리하면 하루아침에 가버리는 인간. 국민의 뜻, 지역구민의 뜻 하는데 정말 울화통이 터진다. 지역구민에게 엎드려 사죄하든지 의원직을 버려라.
철새
당신은 정치인의 자격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모두 마찬가집니다만 당신같은 사람 보면 역겹습니다.
국민
어떻게 소신이 하루아침에 바뀌냐. 소신이 그리 쉽게 바뀌는 사람은 자기를 위할 뿐이다.
정미동
정치가 불안한데 작은당 버리고 큰당간 건 정치안정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회창은 안된다고 소리치며 반창연대를 하다가 오히려 창을 지지하는 한나라당으로 들어가다니… 솔직히 간첩같은 생각도 듭니다.
멍청도
낡은 정치, 낡은 지역감정 허물어버리려고 자민련 버리고 당신을 선택했소. 이제 와서 궤변을 늘어놓지만 당신 혼자 잘먹고 잘살려고 그러시는구려.
소주
한나라당에 가서 당신이 뭘 얻을지 궁금합니다만, 대신 당신은 많은걸 잃었습니다. 당신을 생각할 때 ‘배신자’라는 단어가 떠오를 겁니다.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다시 배신한다. 당신을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젊은이
이젠 제발 한나라당에서 사십시오. 거기서 정치생명이 끝나는 날까지 있으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설사 한나라당이 정권교체에 실패해도 영원히 거기에 계십시오.
절망
정말로 이땅의 정치인들에게는 원칙과 의리라는 게 없는 걸까요. 그저 차기 국회의원 배지를 원해서 간 것이라면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악수를 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30대 직장인
다른 이들이 철새라 해도 진정 조국의 갈 길이 이 길이라면 초심의 맘 잊지 말고 ‘일신우 일신’하는 맘 부탁합니다.
준석
철새가 아니라 힘겨운 고민끝의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다시는 몰이배들과 어울리지 마시고 처음의 경험을 마음에 새겨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