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환 / 47·천안문예회관장-한달에 한번 수준높은 공연 유치…시민 호응 높아
‘천안 문예회관이 많이 컸다’는 지역사회 목소리가 높다. 불모지였던 천안 문화예술 공연이 최근 급상승을 타며 시민들에게 오감을 자극, 만족감을 주고 있는 데에는 문예회관 주최의 수준높은 공연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썰렁하던 이곳에 작은 유물관이 들어서며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책을 비치해 독서 쉼터도 마련헤 넣고 있다. 전국 문예회관들의 기본업무인 ‘대관’이 많아졌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그러나 이 성장의 흐름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은 아니다. 지난 99년 9월 청양군 면장으로 있다가 천안 문예회관장으로 부임한 임경환(47)씨가 오늘의 문예회관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천안시 문화수준은 어떤가.
-교육?문화도시로 여건은 충분한데 반해 순수공연문화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주5일제 근무와 10여개 대학, 진한 역사가 배어 있는 천안이지만 간간이 이뤄지는 상업적 공연 이외의 작품을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관장으로 부임후 어떤 부분에서 변화를 꾀했나.
-먼저 작품성 높은 순수공연문화를 주도하기 위해 그동안 대관업무가 주였던 문예회관이 직접 기획공연을 유치한 걸 들 수 있다.
▲공연을 해오며 기억에 남는 것은.
-2002년 10월 ‘난차’를 시작으로 기획공연을 시작했다. ‘무너진 사랑탑아’는 강매(?)를 하면서까지 관람객을 불렀을 만큼 자신있는 작품이었다. 이 공연은 관람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마당극 ‘변강쇠전’은 8천명의 관객이 2회에 걸쳐 본 공연으로, 역대 최다 관객이 몰려들었다.
▲기획공연과 관련, 앞으로 계획은.
-9월25일 ‘소나기 그리고 그 후’란 작품을 올릴 예정이다. 청소년 대상으로 기획, 유치했다. 10월5일엔 마당극, ‘더불어 함께 나누어먹는 밥’을 준비하고 있다. 진한 감동을 전해줄 작품이다. 김시라 품바와 11월경 백건우 피아노 독주회도 준비하고 있다.
또 12월 초에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이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공연하게 되는 쾌거를 이뤘다. 1백여명이 넘는 발레단이 멋진 무대를 만들어줄 것이다.
▲운영에서 어려움은 없는가.
-직원들 고생이 크다. 구조조정으로 현재 총 8명이 근무하고 있다. 8천여평의 문예회관을 청소?관리하고 대관업무에 기획공연을 뛰자면 밤낮이 없다. 주말이 따로 없으며 이젠 티켓 판매까지 거리로 들고 나가는 등 사명감 없이는 못버티는 곳이 돼 버렸다. 예전의 넉넉한 인원에 소량의 대관업무만 맡아 ‘요양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진 지 오래다.
▲작품을 소화하기 위한 시설은 만족한가.
-기획공연을 하다 보니 열악한 부분이 많다. 7백60석과 2백40석의 관람석은 그렇다 쳐도 큰 작품을 올리려면 무대가 약간 협소하다. 또 무대를 지원해줄 갖가지 장비가 없거나 부족한 형편이다. 수준높은 작품은 그만한 시설여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대기실의 경우 공간도 협소하지만 냉?난방시설도 갖춰 있질 못하다. 주차시설 4백면은 그런대로 불편이 작은 편이다.
▲앞으로 방향은.
-시민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야외무대 조성도 검토중이며 오는 10월부터 서예, 사물놀이, 꽃꽂이, 기타 등 취미문화교실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기획공연과 관련해 수준높은 공연 중에도 작품에 따라 무료관람할 수 있게 하고, 현재 서울공연의 30% 선에서 이뤄지는 관람비용도 계속적으로 저렴한 선을 유지하려 한다.
▲시민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면.
-문예회관은 시민의 문화의식수준에 부합해 수준높은 작품만을 선정하고, 다양한 장르의 볼거리를 선사하고 싶다. 아직 미천한 부분은 많지만 ‘문화의 씨를 뿌린다’는 심정으로 분투하는 문예회관에 시민들의 많은 격려와 조언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