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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재’ 대피통로를 아시나요..?

아산소방서 김봉식 서장

등록일 2013년12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파트 화재’ 대피통로를 아시나요..?
아산소방서 김봉식 서장
6·25사변을 맞아 1·4후퇴를 하는 치열한 전투 속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미국 병사가 강원도 깊은 골짜기로 후퇴를 하고 있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가만히 들어보니 아이의 울음소리였다. 그 소리를 따라가 봤더니 눈덩이 속에서 들려오고 있었고, 아이를 꺼내기 위해 눈을 치우던 미국병사는 소스라쳐 놀라고 말았다. 피난을 가던 어머니가 깊은 골짜기에 갇히게 되자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 아이를 감싸고 허리를 구부려 아이를 끌어안은 채 얼어 죽고만 것이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자식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는 모성애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지난 12월11일 부산 화평동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4명이 모두 불에 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화재현장에서 어머니와 자녀 두 명의 시신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나머지 한 아이는 작은방에서 발견됐는데, 어머니는 두 아이를 꼭 감싼 채 숨졌다고 한다.

이번 화평동 화재사고 또한 불 길 속에서 자식을 살리려했던 어머니의 강한 모성애를 보여주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아이를 유독가스로부터 살리려했던 어머니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가족 모두가 사망하는 대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강한 모성애조차 화마를 이기지 못한 비극적 결말이다.

이들이 모두 숨지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경찰은 이들이 갑자기 현관 쪽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베란다 쪽으로 피했지만 강한 불길과 유독가스로부터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를 얻어야 한다.

만약 세 아이의 어머니가 아파트 내에 설치된 경량칸막이를 통한 대피 방법을 알았다면, 일가족 모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내에 설치된 경량칸막이의 존재를 모를 뿐만 아니라, 각 세대 경계 벽 앞에 다른 시설을 만들거나 물건을 쌓아두어 실제 화재 시 대피통로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내가 사는 아파트에 불이 났다면 어떻게 할까. 아파트 각 세대 내에는 이웃집과 맞닿아 있는 베란다 벽면에 얇은 두께의 석고판 등으로 된 경량칸막이가 설치되어있다. 경량칸막이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발로 차기만 하여도 쉽게 파괴되어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는 탈출구인 셈이다.

지난 1992년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고층 건물 화재 시에는 베란다(발코니)를 피난구로 활용하도록 설치 의무화 되었고, 2005년에 개정된 건축법에서는 대피 공간 설치 규정이 강화되어 공동주택은 주거지 내에 2~3㎡ 이상의 대피공간(방화문에 의해 보호될 수 있는 공간)을 갖추도록 되어 있다.

아산시 인구주택 자료에 따르면 아산에 거주하는 11만2456가구 중 6만7051가구(65.7%)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또 2013년 현재까지 총 254건의 화재 중 13건은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3803만2000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요즘 많은 인구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공동주택인 아파트의 경우 화재가 발생하면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므로 평소 화재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또 대피통로와 화재대피방법을 잘 숙지해둬 한다.

‘강 건너 불 보듯’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전 불감증에서 탈피해 내가 사는 아파트에 경량칸막이가 어디에 설치되어있는지 확인해보자. 아파트 화재 시 가장 안전한 대피방법은 발코니 경량칸막이를 부수고 옆 세대로 대피하는 것이다. 만약 경량칸막이가 없다면 따로 마련된 대피공간으로 피하거나 평소 완강기 사용법을 숙지해 놓고 위험에 처했을 때 완강기를 이용해 대피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화재 시 발생되는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해 패닉상태에 빠져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어디에 어떤 구조의 대피시설이 있는지 가족들과 함께 수시로 확인하고, 어둠속에서도 탈출할 수 있는 대피훈련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항상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관심과 무지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생명을 화마로부터 잃어버릴 수도 있다.

‘설마’라는 의식을 과감히 버리고 생활 속에서 화재예방에 대한 관심과 실천을 통한 주민 개개인의 안전의식 함양이야말로 고귀한 생명을 지켜내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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