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도정의 철학과 가치 운영방안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보였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도청 내에 '사회적 경제과' 신설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7시 충남도와 보령시 주최로 보령시 대천 웨스토피아 동백홀에서 '사회적 경제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쇼에 참석해 사회적 경제에 관한 철학과 가치, 도정 운영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박진도 전 충남발전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대담에서 안 지사는 '사회적 경제과 신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있는 만큼 지켜보면서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역 내 사회적 경제인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보다 세게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충남 사회적 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자활기업·중간지원조직 및 사회적 경제 활동가 등 관계자 300여 명이 참여했다.
안희정 "국민소득 늘었지만 행복 못 느껴…경제 대안 필요"
안 지사는 사회적 기업과 마을기업 등이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국민소득이 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며 "때문에 새로운 경제 대안과 체계를 요구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은) 사회적 경제 지원 예산은 서울과 부산에 이어 3위"라며 "지난 1년 동안 속도전으로 양적 성과를 내기보다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마음의 브레이크를 걸고 자 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어 "마음이 멀어지거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생각이 바뀐 건 아니다"며 "2015년 마을기업 박람회 유치 등 도예산과 행정적 지원이 부족해서 탄력을 덜 받는 문제가 있다면 적극 손보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지난 달 말 출판한 자신의 저서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가 8쇄 인쇄에 들어갔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충남 사회적경제인들의 어울림 마당으로 '함께하면 따듯해유! 사회적 경제'라는 제목으로 전국 사회적 경제 활동가 워크숍·문화공연·활동사진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다음은 이날 안 지사가 박 전 원장과 나는 주요 대담 내용이다.
"재벌 후예들과의 경쟁, 힘들지만 자기역할 잘했으면…"
안희정 충남지사(왼쪽)가 12일 저녁 충남지역 사회적경제인들과 만나 사회적 경제에 관한 철학과 가치, 도정 운영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박진도 전 충남발전연구원장이다.
▶사회적 경제를 주제로 오행시를 부탁한다.
-사-회 탐욕의 세상을, 회-개하고, 적-당한 시점과 수준에서, 경-쟁심을, 제-어하라.
▶시장경제와 사회적 경제 공존방안은?
-가격과 시장의 수요 공급 중심의 질서에 사회적 경제를 끼워 넣기가 쉽지 않다. 좋은 유통질서를 만들려는 선한 행위자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제3의 이병철·정주영 후예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다만 각성된 시민들이 경제에서 자기역할을 잘 해나갔으면 한다.
▶최근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이 붐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패턴과 대한민국의 신자유주의와는 전혀 다른 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1960년으로부터 국민소득이 500배 늘어났지만 사람들은 더 많이 죽어나가고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경제 대안과 체계를 요구하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로 인해 협동조합·사회적 기업에 대한 기대가 형성된 것 같다.
▶ 충남에서 '사회적 경제'를 비교적 일찍 시작했는데 후발주자인 서울시와 전북도·강원도가 시책으로는 앞서간다는 얘기가 나온다, 충남도가 어느 수준이라고 평가하나?
-전국적으로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충남도에서 얼마나 예산을 지원하는 가를 보면 서울과 부산에 이어 3위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지역 내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동안 속도가 너무 느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고백하자면 마음으로 갈등했다. 조금 천천히 가볼까 생각 들었다. 좀 더 해본 다음에 진도를 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속도전으로 양적 성과를 내기보다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마음의 브레이크를 걸고자 했다. 마음이 멀어지거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생각이 바뀐 건 아니다.
"예산·행정 지원과 인력양성, 적극적으로 손보겠다"
▶서울·강원·인천의 경우 '사회적 경제과'를 신설했다, 충남에서도 관련과를 만들 의향은 없나?
-관심 갖고 가보겠다. 다만 현재 충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있는 만큼 지켜보면서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의견 모아지면 보다 세게 고민해보겠다. 충남도청에서 예산과 행정적 지원이 부족해서 탄력을 덜 받는 문제가 있다면 적극 손보겠다.
▶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시군 중간지원조직과 기금 마련, 인력 양성 기관이 필요하다.
-사람의 역량을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인력양성센터 운영이 필요하다면 적극 고민해보겠다.
▶ (객석 질문) 나는 천안에서 시설경비 관련 사회적 기업을 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일선 공무원의 인식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나? 또 사회적 경제와 관련 예산지원보다는 제도개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공직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충남도청을 중심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군으로 넘어갔을 때는 시간 걸린다. 제도개혁에 대해서는 사회적 경제 발전을 위한 좋은 안을 내주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객석질문) 대학에서 사회적 경제 교육 쪽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다.
-모여서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시민사회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초반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시간은 사업적 경제 쪽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객석질문)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판로 개척이 중요하다, 판로 개척에 관심을 가져달라. 내년 마을기업 박람회가 인천과 경남에서 열린다. 2015년에는 충남에서 박람회 유치할 수 있게 해 달라.
-현재 중소기업·장애인·자활센터 등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우선구매제도 등이 있다. 하지만 다들 시원찮다고 말한다. 시장 규모가 생각보다 작고 기관들이 회피하기 때문이다. (문제와 해결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2015년 박람회는 개최될 수 있도록 논의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