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광케이블 제조업체 ㈜TMC 2공장에서 공장폐수를 불법으로 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공장폐수 배출구 모습.

북면에 위치한 선박용 광케이블 제조업체 ㈜TMC 2공장에서 공장폐수를 불법으로 배출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북면 매송리, 사창마을 등 주민들이 11월말 주민들은 TMC에서 외부로 나 있는 하수도 시설 두 개가 의심스럽다며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현장 조사를 한 천안

시는 하수도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단순한 생활하수가 아니라 공장 폐수임을 확인했다.
전량 위탁 처리한다고 했던 공장 폐수를 TMC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외부로 흘려보냈던 것이 주민 고발로 확인된 것.
또한 12월2일 마을주민과 담당공무원 등이 공장을 찾았을 때는 앞서 2개의 하수도시설과 더불어 5개의 하수도시설을 확인하고, 천안시는 이 중 2곳에서 토양채취를 하고 토양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본지가 12월3일 북면 공장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무단 방류한 하수도를 포함해 대부분의 하수도가 시멘트 등으로 막아 놓은 상태였다.
토양분석과는 별도로 시는 의견진술 기간을 거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허술한 천안시의 관리감독 비판

공장폐수 불법 배출 적발 후 시멘트 등으로 배출구를 막은 모습.

천안시에 따르면 이 업체는 대기 중으로 방출했던 스팀으로 악취 민원이 발생하자 2년 전부터 스팀을 응축수로 변환 처리했다. 그러나 업체는 폐수에 해당하는 응축수의 위탁처리 없이 자체 배수관을 통해 하천으로 무단 방류했던 것.

마을주민들은 업체를 관리하는 천안시의 사전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주민들이 폐수 무단방류가 의심된다는 민원을 처음 제기한 시점은 지난 10월. 시는 현장확인을 했지만 당시 무단 방류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당시 폐수를 위탁 처리한 관련 서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주민들은 “천안시가 형식적으로 장부만 확인, 허술한 관리감독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9년 전 TMC 공장은 독성 폐수를 병천천에 흘려보내 ‘대규모 물고기 떼죽음 사건’을 일으킨 적이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TMC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서 하루 40톤의 폐수가 발생, 이 폐수는 전량 외부에 위탁처리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고 천안시도 주민들에게 ‘확인해 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지만 이 모든 것은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천안시가 즉각 TMC의 공장 폐수 관리 실태를 철저히 확인해, 병천상수원에 언제부터, 얼마나 많은 공장 폐수를 흘려보냈는지 밝혀내야 하고 이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한편 TMC에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일한 관리감독을 한 담당공무원에 대한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MC 공장증설 계획, 드러난 불법 건축물

공장내 대기 중 배출되는 수증기 모습.

TMC 2공장이 불법 공장폐수 배출 뿐 아니라, 불법 건축물로 철거명령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TMC는 기존 9674㎡에서 3만 9449㎡, 4배 규모로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천안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지역 주민들은 북면의 자연환경을 해치고, 북면이 나아가는 방향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TMC공장 증설을 반대해왔다. 그리고 얼마 전 전 주민들의 고발로 인해 불법 건축을 한 것이 적발됐다.
건축허가를 받은 규모 외에 약 2000㎡(경량건축물, 천막 등)의 불법 건축물을 설치한 것.
이를 확인한 천안시는 불법 건축물을 모두 철거하라는 행정명령을 TMC에 내렸다.

소음·악취로 고통 받는 주민

마을 주민이 공장 인근 농수로 토양을 확인하고 있다.

TMC와 50m 떨어진 매송1리 마을. 이 곳 주민들은 한여름에 악취 때문에 문을 열어 놓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24시간 운영하는 공장으로 인해 소음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매송1리 김문환 이장은 “TMC 공장에 인접한 우리 마을은 여름이나 환절기 바람방향이 바뀌는 날이면 악취 때문에 고생을 해야 했다”며 “인근 3개 마을이 공장증설반대대책위를 구성, 주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공장이 증설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절초, 오가피 등 이 마을에서 약 1만5000㎡ 규모의 약초밭을 올해 시작한 허시욱(61)씨. 허시욱씨는 “공장폐수나 대기오염 등으로 인해 약초재배가 감소하는 등 악영향을 준다면 TMC 반드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대책위 한기정 사무국장은 “지역 주민들은 TMC로 인해 밤에 문을 열고 자지 못하고, 벼농사를 하다가 약취로 고통 받고, 오염수로 인해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등 갖은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TMC공장으로 인해 환경이 좋지 않아 전원주택도 들어서지 않고, 재산가치도 하락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위험한 물질을 대량으로 다루는 기업이 불법을 대규모로 자행했다면 4배나 되는 공장 증설을 불허해야 하고, 현 공장 운영 실태부터 철저히 감독해야 할 것”이라며 “천안시는 북면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행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