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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 유장춘 닭개장 한 그릇 하실래요?

등록일 2013년11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불과 반백년 전까지만 해도 서민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쇠고기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 소는 밭에서 큰 몫을 하는 든든한 일꾼이었으며, 집안의 경조사에 목돈을 마련해주는 재산이었기 때문이다. 하여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었고, 일반에서는 명절이나 돼야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그러니 아마도 육개장 전에 닭개장이 있었을 것이다. 알을 먹을 수도 있고, 부화시켜 키우면 귀한 씨암탉이 되어 손님을 대접할 수도 있는 닭. 닭이 요즘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유가 꼭 야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닭의 변신은 무죄, 유장춘 닭개장에서는 ‘튀김보다 국물’

시골에 살며 닭 한 마리 키워보지 않은 집이 있을까? 그 옛날 아버지의 아침상에만 올렸던 달걀의 추억은 또 어떤가. 지금이야 퇴근 후에 부담 없이, 운동경기 관람에 맥주와 가볍게 즐기는 메뉴가 되었지만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닭은 우리가 가장 가까운 고기요리다. 예전엔 허한 몸을 보하고자 주로 백숙을 해 먹었지만 최근에는 주로 운동경기를 관람하며 먹는 ‘치킨과 맥주’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다. 멈출 줄 모르는 몸매관리 열풍에 닭 가슴살은 근육을 키워주는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맛과 건강,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는 기특한 식재료인 닭을 이용해 맛깔스런 개장을 만드는 집이 있어 찾아보았다.

“드신 분들이 또 찾아 입소문으로 늘어난 매장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대접하고 있습니다.”
동네까지 점령한 대기업 프랜차이즈 식당과의 경쟁시대에 입소문으로 손님이 는 ‘유장춘 닭개장’의 백석점을 운영하는 이재선 대표의 말이다.
처음 닭개장은 큰 형님네가 당진에서 운영하던 칼국수 집에서 시작했다 한다. 가게 이름인 ‘유장춘’은 지금의 비법을 만들어낸 음식 솜씨 좋은 큰형수님의 이름이라고.

칼국수 집에서 팔던 닭개장이 맛있다고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제 하루 600~700명이 찾는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는 동네 음식점이 맛으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이웃 지역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점차 늘자 형제들이 운영사업에 동참, 둘째형님의 포승점과 누님의 아산점에 이어 이 대표도 백석점을 오픈하게 된 것. 이제는 가족뿐 아니라 단골들까지 가세해 유장춘 닭개장의 매장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대표는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요즘 입맛에 처음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담백한 국물에 오신 분들이 다시 찾는 편”이라고 말한다. 보통은 따뜻한 국물과 칼칼하게 매운맛 하면 쇠고기를 사용한 육개장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특히 천안에서 흔치 않은 닭개장이라니 시선이 간다. 주재료인 닭을 익히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로워 잘못하면 육질이 질기거나 혹은 부스러져 퍼석해진다. 최적의 온도와 시간으로 유장춘표 닭개장을 완성하는 주방은 이 대표의 처남이 책임지고 있다.

이 대표는 “한약재를 사용해 우려낸 육수와 최적의 온도로 익혀내 일일이 손으로 찢어낸 고소한 닭고기, 직접 고른 식재료로 승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향 청양에서 가져온 고춧가루로 직접 담그는 김치는 메뉴도 다양해서 겨울부터 봄까지는 김장김치와 석박지를, 봄부터 여름까지는 열무와 깍두기를, 여름에는 지난해 담근 묵은지로 입맛을 돋운다. 깔끔한 국물과 김치맛을 즐기러 가까운 백석공단과 이웃한 종합운동장에서 운동을 끝낸 동호회원들뿐 아니라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자주 찾곤 한다.

‘유장춘 닭개장’에서 맛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별미는 직접 만드는 식혜다. 식혜를 직접 삭히다 보니 식혜 만드는 일을 24시간 멈출 수 없을 정도라고. 살얼음이 아삭아삭 씹히는 이곳의 식혜는 분명 인스턴트와는 다른 달큰함으로 기분 좋은 식사 마무리를 지어준다.

얼큰한 닭개장과 뽀얀 국물의 닭곰탕으로 어른 아이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유장춘 닭개장’은 연중무휴(명절 제외)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동절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110석 규모의 홀과 넓은 주차장은 단체모임으로도 손색이 없다. 종합운동장 앞에 자리 잡고 있어 운동 후 뒤풀이 모임 장소는 물론 가족단위 저녁식사로도 그만이다.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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