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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점수보다 중요한 ‘수능 후 시간들’

등록일 2013년11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1월7일, ‘대망(待望)’의 수능이 끝났다.
‘대학입시’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서 수능생들이 입시 후에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하는 고민은 ‘백지’에 가깝다. 그나마 수능시험을 잘 본 학생들은 꿀잠이라도 자겠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겐 계획은 고사하고 불면의 밤이 이어지기 쉽다.

수능이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이다. 수능은 일생이라는 거대한 산을 오르는데 하나의 작은 산에 불과하다. 마라톤으로 말하면 10㎞의 기점이다. 그 결과를 굳이 수능점수로 판단한다면 좀 더 빨리 뛰었다거나 늦게 뛴 것 뿐이다. 언제든 만회할 수 있고, 앞서가다가 중도기권할 수도 있는 일이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다.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좋다고 자만하지 말고 나쁘다고 실의에 빠지지 말라는 지혜를 담고 있다. 각자의 꿈을 위해 수능점수가 차지하는 영향이 적다고 말할 순 없지만, 오히려 수능 후의 ‘마음가짐’과 ‘주어진 시간’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수능 전후로 다양한 기관과 업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가 쏟아진다. 가장 많은 질문은 ‘수능 후에 무엇을 하고 싶은가’인데 수능생들은 대체로 그간 못잔 잠을 잔다거나 여행가기, 운전면허 따기, 문화생활 즐기기 등을 원했고, 일부는 성형수술을 계획해 놓고 있다고도 했다.

정작 가장 중요한 인생 되짚어보기나 대학을 왜 들어가려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은 후보에도 없다. 시험공부를 하느라 제대로 책 한권 못 읽었을 듯한데 책읽기를 답으로 낸 아이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 마음껏 놀고 쉬는 것은 3일, 많이 잡아줘도 7일이면 충분하다. 오랫동안 얽매여 있었다 해서 그만큼의 휴식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제 고교생활을 끝낸 수능생들이 대학생이 되기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 여. 미성년에서 실질적인 성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가장 필요한 숙제는 ‘왜 살까?’에 대한 해답찾기가 아닐까 싶다. 똑같이 주어진 ‘잉여’시간이지만, 말 그대로 ‘흥청망청’ 보낸 학생과 삶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한 학생의 출발선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수능점수는 앞섰지만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한 학생이 걸어가야 할 길은 생각보다 고되다. 그간 부모와 학교의 주입식 교육에서 살아온 학생들이 앞으로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시간이 활짝 열려 있다.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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