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 혜/(16·천안시 구성동)
꿈많은 사춘기 시절. 남들처럼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지혜(16?구성동?공주 신풍고 재학)는 언니, 오빠들 따라 초등학교때부터 시작한 ‘봉사’의 매력에 폭 빠져 있다. 최근 1년만 계산해도 봉사 2백시간. 하루 평균 40분여씩 사회봉사를 해온 셈이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던가. 지혜가 봉사를 알게 된 건 초등학교 4학년때 청소년 자원봉사회인 한돌회에 들어오면서부터다. 하루하루가 봉사생활로 이어지는 한돌회에 한가족이 되면서 봉사는 자연스러운 것이 됐다.
어려운 이웃들을 만나면서 ‘세상엔 이렇게 사는 분들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한동안 가슴앓이를 한 적도 있었다. 소외되고 그늘진 삶, 아무 희망도 없는 그들의 생활을 엿보며 하찮은 풀벌레가 더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수록 따라 하던 봉사가 점점 진지해져갔다.
사랑의 호스피스 ‘평안의 집’에서는 시한부 삶을 사는 분들을 위해 말벗도 해주고 청소, 땔감정리 등을 하기도 했다. 폭설로 농촌지역의 어려움이 닥쳤을 때는 복구지원도 했고 가뭄극복을 위한 일손돕기에도 적극나섰다. 특히 죽전원은 한돌회가 중점적으로 봉사해오고 있는 곳으로,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도우미가 됐다.
그녀의 이런 봉사활동은 지난해 도교육감으로부터 도내 중?고등학생 봉사활동 우수실천사례 공모에 은상을 수상키도 했다. 최근엔 (주)푸르덴셜과 한국중등교장협의회 주최의 제4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더 좋은 상을 받지 못해 잠시 눈물을 글썽이는 지혜에게 정순자 한돌회 원장은 “봉사란 보상이 필요없는 것. 더 열심히 봉사하는 계기로 삼자”며 위안하기도.
지혜의 꿈은 대학 영문과를 졸업해 스튜어디스가 되는 것. 학교 20년 전통에 여학생으로는 2번째로 학생회장이 된 지혜는 밝고 명랑한 성격에 공부도 우등생. 한돌회에서는 끊임없이 재미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통에 ‘수다’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지혜의 축적된 봉사습관이 스튜어디스의 실현을 통해 세상사람들에게로 이어지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