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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사에 맑은물을 돌려주자

등록일 2013년05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 천년 간 맑은 물이 넘쳐흐르던 아산시 영인면 산자락에 위치한 세심사에 우물이 말랐다.

전국이 심각한 가뭄피해를 입었을 때도 세심사에는 맑은 물이 샘솟았다. 물맛도 좋아 인근 주민은 물론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까지 줄지어 물맛을 보고 감탄했다. 그러나 더 이상 세심사에서는 그 물맛을 볼 수 없게 됐다.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훼손하면서 물길을 말려 버렸기 때문이다.

전 국토를 수탈하던 일제의 만행에도 세심사의 문화재와 보물들은 지켜졌다. 포화가 전 국토를 휩쓸던 한국전쟁 때도 세심사는 원형을 보존했다. 세심사(洗心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 백제 때 창건해 654년(신라 선덕여왕 14년) 자장스님이 중창했다고 전해진다.

무려 1359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현존하는 몇 안되는 역사를 간직한 사찰이다. 이런 천년고찰의 우물이 단 5년만에 바짝 발라 버렸으니 기막힐 따름이다.
세심사를 이렇게 만든 책임은 아산시와 충남도 행정에 있다. 아름다운CC 골프장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검은돈을 받고 골프장 사업을 도와준 당사자가 금품수수와 비리혐의로 현재 복역 중인 강희복 전 시장이었다. 또 최종 인허가권자는 충남도였기 때문에 두 기관은 세심사의 피해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세심사와 아름다운 CC 골프장은 둘 다 영인산 줄기에 걸쳐져 있으며 능선을 경계로 불과 20~3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2009년 104만8526㎡를 체육시설로 인가받아 1차로 86만7448㎡ 18홀 골프장을, 2011년 34만7594㎡를 늘려 52만8672㎡ 9홀 증축사업을 벌였다. 불과 5년만에 민족영산 영인산 자락이 마구잡이식 굴착과 산림훼손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게다가 골프장 잔디밭과 조경 관리를 위해 사용할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대형 관정을 굴착했다.  

풍요와 첨단문물이 온 세상을 지배하는 21세기에 인간의 탐욕에 의해 세심사는 전쟁보다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아산시와 충남도는 책임지는 자세로 세심사에 맑은 물을 돌려 줄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편집국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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