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민선 제3대 천안시장에 오른 성무용 시장은 이제 43만명을 이끄는 수장이 됐다. 지난 2일(화) 오전 10시 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3대 천안시장 취임식에는 1천5백여 축하객이 몰려와 성황을 이루었다. 성 시장이 시민들에게 강조하고, 시민들 또한 바라는 것은 4년동안 ‘경제시장’으로서 소임을 다해 달라는 것. 덧붙여 불합리한 관행은 철저히 배격하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축하웃음이 끊이지 않은 식장. 그러나 강정자(60) 상록산악회장은 깊은 감회에 마음껏 웃지도 못했다.
상록회는 매월 3백여명이 산행을 다닌다. 현재 등록회원이 1천2백여명. 작은 면단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다. 순수한 산악모임으로는 이같이 무모한 인원을 형성하지 않는데, 상록회 또한 성무용 시장이 위원장으로 있던 한나라당 천안시 갑지구당의 당원들이 주축 세력이다.
성 시장과 인연이 된 것은 지난 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마을부녀회 일을 보면서 성 시장님(지회장)과 인연이 됐어요.” 이후 성 시장은 정치인으로서, 강씨는 봉사자로서 한나라당 갑지구당에 매였고, 그녀는 95년 상록산악회장을 맡으며 현재까지 여성당원들을 이끌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성무용측은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두 번의 국회의원 낙선은 그를 오갈데 없는 입장으로 내몰았다. 그런 와중에 천안시장 출마도 어렵게 결정했다.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었어요. 당원들에게도 독려했죠.”
강 회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상록회의 존폐까지도 언급할 정도로 모질게 앙다물고 선거전에 돌입했다. 물론 일생을 순수한 열정으로 살아온 만큼 불법선거는 먼 얘기다. 오직 ‘부지런히’ 뛰고 또 뛰었다.
위험한 고비도 있었지만 이들의 노력 덕분인지 하늘은 결국 성무용씨를 택했다. 지난 8일(월) 저녁에 만난 강 회장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제 할 바를 다했다는 생각이에요. 다만 성 시장님으로써는 당선이 끝은 아니겠죠. 두루 주민들의 속사정을 살피고 동서화합에 힘써 주셨으면 좋겠어요. 4년동안 일 잘 하실 수 있도록 우리도 열심히 도와야죠.”
둘의 나이차도 양띠와 말띠로 ‘한끗’ 차이. 20년을 한결같이 한솥밥을 먹는 이들의 인연은 정당을 떠나서도 시장과 봉명동 바르게살기운동위원장으로 이어지며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