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봉서산 약수터 물은 음용수로 부적합 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나붙었다.
봉서산 약수터에 이상 징후가 발견돼 음용이 금지됐다.
봉서산 약수는 쌍용동, 백석동, 불당동 아파트 주민 등 수많은 천안시민들이 마시는 가장 인기있는 약수터 중 하나.
2006년 민원이 제기된 후 잠잠하던 봉서산 약수터에 얼마 전부터 다시 ‘악취가 난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이에 천안시 수도사업소는 지난 5일(화) 수질검사를 위한 시료를 채취해 총 46개 항목(먹는물 수질기준)에 대한 수질검사를 실시했고 12일, 3가지 항목(총 대장균군, 분원성대장균군, 냄새)에서 수질기준을 초과한 사실을 밝혀냈다.
천안시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그동안 약수터에 대하여 철저한 관리를 해왔지만 이런 일이 발생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약수터 관리에 더욱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힌 상황.
수도사업소는 13일(수) 다시 약수터 물을 채취해 재검사를 했지만 18일(월) 결과 역시, 냄새만 제외되고 총대장균군과 분원성대장균이 또 검출됐다.
수도사업소 하수과 김광중 씨는 “15일(금) 현장에 다시 나가 약수가 저장되는 물탱크를 깨끗이 청소했다. 19일(화)쯤 다시 물을 채취해 검사하면 다음주 쯤에는 더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사업소는 부랴부랴 사후조치를 취하고 대책을 강구하면서도 정작 약수터가 이번에 오염된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수 없다’며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편과 우려는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대장균 자체가 유해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이러한 균이 확인되는 것은 대장유래 병원균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대장균은 기본적으로 사람이나 동물의 대장에 산다. 그런데 약수터에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동물의 분뇨가 약수터에 유입되고 그 과정 중에 대장균이 약수터 물에 유입됐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아예 못 먹게 하는 것이다.
우려가 커진 주민들은 이번사건의 원인을 나름대로 제기하는 등 소문을 만들고 있어 시의 신속한 처리가 주목되고 있다.
약수터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예전에 약수터 이용주민들이 많아지자 주민센터에서 대형 물탱크 하나를 더 묻은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약수터에 물을 길러 오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었다는 이모씨(60·쌍용3동)도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그냥 마셨기에 더 불쾌하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한 뒤 대응조치를 서둘러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약수를 채취해 검사하는 데는 세균을 배양하는 시간 때문에 보통 1주일 가량이 걸린다.
마지막 채수일이 18일이니 결과는 다음 주에나 나올 전망. 이래저래 당분간은 봉서산 약수를 먹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