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주 100여 년 만에 첫 선거권을 획득한 화교 3세대 하수진씨와 그녀의 아들 이세민(20)씨.(그들은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라고 있다.
“한국사회에 한 발 더 다가선 느낌입니다. 이 날이 오기까지 꼬박 한 세기가 흘렀습니다.”화교 신분으로 4대째 살고있는 이광백(54·원성1동)씨 가족에게 오는 31일(수)은 아주 특별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할아버지 세대부터 4대 째 살고있는 이 땅에서 100여 년 만에 가족구성원 5명 모두에게 선거권이 주어진 것이다.천안 거주 외국인은 시 추산 7000명 정도다. 이 중 39명(대만 36, 일본 2, 미국1)이 올해 선거권을 획득했다. 이들은 그동안 선거기간만 되면 이 땅에서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는 소외감이 더욱 크게 자리잡았었다. “예전에는 후보자들이 사업장(중화요리 음식점)을 찾아와 한 표 부탁한다며 다가서는 모습이 낯설기만 했는데, 올해는 반대로 친근하게 느껴져요. 후보자의 이력과 정책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한 표의 권리를 소중하게 행사할 것입니다.”이광백씨 가족은 중국 본토의 혼란을 피해 할아버지 세대에 한반도로 이주했다. 아버지세대를 거쳐 자신의 청·장년기에도 이 땅에서는 이방인에 대한 차별의 벽이 높게만 느껴졌다. 이씨는 성균관대 대학시절 이화여대 재학중이던 부인 하수진(49)씨를 만나 결혼해 3남매를 두었다. 대학졸업 당시 외국인 신분으로 사회진출이 어려워 이씨는 부친의 중화요리법을 전수 받아 음식점을 경영하며 한국사회에 뿌리를 내렸다. 단국대 의대 재학중인 아들 세민(20)씨는 “한국이 인터넷 보급률을 비롯한 정보통신강국이라고 하지만 주민번호체계가 다른 외국인들에게는 회원가입조차 자유롭지 못합니다. 앞으로 외국인들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