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복·56·수신면 속창리
말로만 듣던 고령사회가 농촌지역에서는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 시골 면사무소에서는 노안 등으로 서류작성에 불편을 겪는 민원인이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간혹 글을 익히지 못한 어르신도 눈에 띈다. 이들이 그동안 겪었을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 이들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도우미가 훈훈한 미담으로 전해져 지역의 화제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라 시작했어요. 농촌지역이 워낙 고령화 되다보니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어르신이나 관공서 민원서류 작성이 서툰 분들이 많아요. 이런 분들에게 작지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겐 보람입니다.”요즘 수신면사무소(면장 김현선)에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민원인의 어려운 서류를 대신 작성해주는 이상복(56·수신면 속창리)씨. 이씨는 틈나는 대로 자신의 시간을 쪼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호적신고부터 부동산특별조치법 관련서류, 토지나 주택의 공시가격에 대한 주민의 민원처리가 많았다. 주민이 생각하는 실제 땅의 가치와 시에서 공시한 가격에 불만이 있을 경우 대신 이의신청을 해주었는데 어르신들이 매우 흡족해했다.”수신면은 이씨가 자원봉사 의사를 밝히자 지난 2일(화)부터 면사무소에서 각종 민원서류를 대신 작성해주는 ‘무료 행정 대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무료 행정 대서실은 격일제 짝수일로 민원인이 가장많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운영한다. 82년부터 2000년까지 20년 가까이 수신면사무소에 근무하기도 했던 이씨는 현재 벼농사를 지으며 24시간 격일로 근무하는 직장 생활까지 하고 있다. 그러면서 틈나는 대로 면사무소를 방문해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다.김현선 면장은 자원봉사로 이뤄지는 무료 행정 대서실 운영의 성과를 분석해 가능하다면 보다 체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