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국·48·천안 입장면 연곡리“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환경에서 이렇게 하면 노동력이 절감되고, 보다 나은 생산효과가 있을까 싶어 직접 땅에다 볍씨를 뿌려 봅니다.”입장면 연곡리 들녘에서 만난 정재국(48)씨의 말이다. 지난 22일(토) 천안에서는 처음으로 입장면 연곡리에서 벼 건답직파(마른논에 볍씨를 직접 파종하는 방법)가 실시됐다. 호남지역에서는 이미 많은 농가에서 도입해 실시하고 있지만 천안지역에서는 한 두 농가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재배방법이다. 벼 직파 재배는 육묘를 별도로 하지 않고 자연상태에서 직접 씨앗을 뿌려 싹이 트고 자라기 때문에 파종시기의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일찍 파종하면 싹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너무 늦게 파종하면 균일하게 자라나지 못하는 등 많은 위험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일선 농가에서는 가장 익숙한 모내기와 이앙법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 반면 정씨는 과감히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 시도하기로 맘먹었다. 그리고 벼 직파를 실시하는 타지역의 사례를 수집해 왔다. 그리고 천안지역에서도 직파가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인지 시험해 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씨는 이날 직파를 위해 이미 오래 전부터 일기예보에 귀기울여 왔다. 비 오는 날은 파종 자체가 불가능하고 비 온 이후에도 땅이 질면 파종을 못한다. 또한 이앙법보다 정밀한 파종이 안된다. 싹이 터서 자랄 때도 잡초와 생존경쟁을 치열하게 겪어야 한다. 물을 대줘야 할 시기에도 담수용량이 훨씬 많이 필요하다. 이러한 위험요소를 모두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정재국씨는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직파방법이 획기적인 영농개선을 이룬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