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한 해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천안농민회 영농발대식과 풍년기원제가 지난 7일(화) 천안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렸다.
7일, 천안농민회 영농발대식 및 회장 이·취임식“유세차 이천육년 삼월하고도 초이렛날, 겨우내 꽁꽁 얼었던 도랑물도 좔좔 흘러가고, 논밭으로 아지랑이 넘실넘실 봄바람 따뜻하니 얼씨구 날도 좋아라.천안지역 농민들이 천지신명께 읍하여 비옵나니, 스크린쿼터 사수와 더불어 못된 한·미 FTA 잡귀신 혼쭐내고, WTO 신자유주의 개방농정 똥귀신 무찌르게 하옵소서.태풍·홍수·가뭄·우박 못된 것들 막아주시옵고, 가을에 풍성한 수확으로 감사의 제를 올릴 때까지 부디부디 지켜 주옵소서.생명산업의 소중함을 알고, 식량주권 온몸으로 지켜내는 사람에게 복을 내려 주시옵소서. 건강, 장수, 사랑, 행복, 웃음 많이많이 가져다 주시옵소서.” 축문을 낭독하는 구구절절 마다 이 땅의 현실과 농민들의 애틋하고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다. 천안농민회는 지난 7일(화) 천안시농업기술센터 대회의실에서 지역농민, 관계기관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농발대식을 가졌다. 이날 농민들은 오천년간 민족의 먹거리를 제공하고 민족의 생명을 지켜온 농업이 벼랑 끝에 서있다며 시민들 앞에 호소했다. 천안농민회는 이날 영농발대식에 앞서 박긍종 전회장의 이임식과 정진옥 회장의 취임식을 함께 진행했다. 박긍종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며 “우리 생명산업이 외국농산물에 잠식당하고 나면 우리 국민들은 새롭게 살아가야 할 궁리를 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진옥 회장은 “FTA가 국가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자국에 불리한 분야에 대해 상호 존중하며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압력과 정부의 무책임한 승낙으로 불평등한 협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그는 또 “국내외의 급박한 정세에 발맞춰 14년 역사의 천안농민회도 자기성찰과 함께 변화해야 한다”며 “시대에 발맞춘 조직의 혁신과 발전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천안농민회 영농발대식에 이어 열린 강연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강기갑 국회의원은 “지금까지 국민의 먹거리를 제공하던 농민들이 천대받는 시대에 살면서 정진옥 회장의 취임을 축하해야 할지, 위로해야 할지 판단이 안선다”며 “농사만 잘 지어서 먹고사는 시대는 지났다. 농사를 잘 짓고 많이 짓는 농가에 오히려 부채가 늘고, 풍년농사 후에는 항상 가격폭락을 걱정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포기하지말고 힘내자”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