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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는 올해도 새싹을 틔웁니다

새싹을 틔웁니다

등록일 2006년03월1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대식·63·천안시 북면 명덕리 따사로운 봄기운이 아지랑이로 피어오른다. 풋풋한 봄 향기가 곳곳에 스미고 있다. 생명이 움트는 농촌들녘 여기저기서 일년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지난 9일(목) 북면 명덕리 이대식씨의 농장을 찾았다. 마당 한편에 자리잡은 고추비닐하우스. 그 안에는 벌써부터 살포시 고개를 내민 어린 새싹이 가늘게 떨고 있다. 갓난아기의 손 싸개처럼 씨 껍데기를 매단 채 돋아난 새싹이 앙증맞다. 이슬에 흠뻑 젖어 아직은 한없이 여린 새싹은 갓난아기의 옹알이처럼 느껴진다.해가 지면 한 낮의 따뜻했던 날씨도 싸늘하게 식는다. 일교차가 너무 커 차가운 밤 기운에 어린 새싹이 감기라도 걸릴까 포∼옥 덮어주는 농부의 손길이 정성스럽다. 이씨는 걸음마를 배우면서부터 농사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땅을 일구며, 세상 그 누구보다 정직하고 근면하고 성실하게 이 터를 지켜왔다. 그리고 자녀 5남매를 건강하고 훌륭하게 키워냈다. 이씨에게는 해마다 이맘때가 가장 떨리고 긴장된다. 그리고 행복하다. 5남매의 자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씨의 손을 거쳐 수많은 생명이 탄생되고, 건강하게 자라나기 때문이다. 생명탄생의 순간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신비와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 씨앗을 물에 불리고 적정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며 발아환경을 맞추는 일은 출산일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밭을 일구고 거름을 주며 최적의 생육조건을 만드는 일은 자녀를 양육하는 일과 같을 것이다. 생명을 불어넣는 이씨의 손길에 어린 새싹들은 풍성한 수확의 결실을 약속하고 있다. 이씨는 말없이 어린 생명들을 보듬고, 또 보듬고 있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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