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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그저 먹거리만이 아닙니다”

“농업은 그저 먹거리만이 아닙니다”

등록일 2006년03월0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김근배(49·천안시농업경영인회장) 마지막 희망은 지혜로운 생산자와 현명한 소비자의 선택 “땅의 정직함만을 믿고 그동안 묵묵하게 농업에 종사하며, 먹거리를 지켜온 농민들은 요즘 참담한 심정이다. 농업문제는 결코 가벼운 경제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되거늘 정부의 한없이 근시안적인 정책에 할말을 잃는다. 아니 제대로 계산된 경제적 논리라면 농업은 가장 최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할 생명산업이다.” 지난달 15일 천안시농업경영인회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근배 회장. 김 회장은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1000여 명의 천안시농업경영인회 대표를 맡았다. 김 회장은 취임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달 21일 농민들의 기초생존권을 확보하고 민족의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켜내기 위한 의지와 각오를 밝혔다. 이날 농업경영인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김 회장은 식량주권과 농민의 기초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농민들의 요구를 집단이기주의로 몰고 가는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 실익조차 검증되지 않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상)의 조기타결에만 집착하는 정부관료의 비민주적이며 안이한 태도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농업분야의 전면개방이라는 극한상황에서 농민조합원의 권익수호에 앞장서야 할 농협은 농민의 위기상황에는 관심조차 없다”며 농협도 함께 비난했다. 김 회장은 농촌과 고향을 지키며 국민의 생명산업인 안전한 먹거리를 지키는 농민들을 세계화의 흐름에 역행하는 이단아 취급을 하고 있는 정치권, 왜곡된 여론을 조장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도 함께 꼬집었다. 김 회장은 “농업은 그저 단순한 먹거리만이 아니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은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자료를 제시했다. ▶농업의 환경 및 생태계 보전가치 ▶탄산가스 흡수와 산소방출 등 대기정화기능 ▶지하수 보호와 수질정화 ▶토양유실 경감 등 환경보전 ▶농촌경관유지와 정서함양효과 ▶휴양 및 여가공간제공 ▶논·밭의 저수기능을 통한 홍수예방효과 ▶안정적 먹거리 확보를 통한 식량안보 ▶장기균형발전 등 경제적 가치는 연간 28조3771억원에 달한다며, 이런 가치평가는 철저히 배제된 채 농촌붕괴의 위기는 도시민도 함께 고민할 문제라고 설명했다.김 회장은 어떤 이유에서건 농업은 포기할 수 없다며,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생산자의 새로운 변화도 함께 따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소비자들은 외국에서 들어온 유전자 변형 농산물에서부터 광우병 소고기와 방부제 등 각종 유해환경에 노출된 수입농산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응해 이 땅에서 생산한 우리의 안전한 먹거리에 확신을 심어 준다면 우리 농민에게도 승산이 있다”며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김근배는 누구?풍세면 용정리는 김근배 회장이 나서 자라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김 회장은 학업에 한창 매진할 14살 어린 나이에 서울로 올라가 자동차정비기술을 익히며 6년의 시간을 보냈다. 사회생활에 일찍 눈을 뜬 그는 20세 청년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농업의 현대화에 앞장서 왔다. 자동차 정비기술을 익히며 기계에 대한 충분한 사전지식을 터득한 그는 풍세면 최초로 경운기와 이앙기에 이어 트랙터까지 농사에 활용했다. 김 회장은 당시 무모할 정도로 막대한 부채를 안고 기계화 영농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계를 이용해 농사를 짓다보니 혼자 수 만평의 논농사도 거뜬히 해낼 수 있었다. 철저히 노동력에 의존하던 당시 김 회장의 기계화 영농은 혁명과도 같았다. 그는 생산효율 극대화에 성공해 일찌감치 부채를 청산하고 부농의 꿈을 현실로 이뤘다. 지난 30년간 지역 영농을 선도해온 그는 농업경영인회를 새롭게 정비해 지역농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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