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경의 대표적 산물로 꼽히는 골프장건설 사업이 천안시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사진은 북면 명덕리 주민들의 골프장 건설 반대운동 장면)
골프장 건설문제, 해당지역에 맡기지 말고 공론화 시켜야“마을 전체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개발제한에 묶여 주민들은 수많은 고통과 불이익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만 평의 골프장이 들어설 수 있다면 이는 그동안 법을 지키며 고통을 감내해 온 지역주민을 역차별하고 사업자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 아닌가.”골프장 건설 움직임이 일자 지하수 고갈, 환경 오염 등을 우려하는 현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3일(월) 북면사무소를 방문한 천안시장 일행을 맞은 것은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시위였다. 주민들은 대형 현수막을 들고 면사무소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일부 공직자는 이들을 막아서며 ‘새해에 지역을 처음 방문하시는 시장님께 이런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냐.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가 말한 ‘좋은 모습’이란 어떤 모습이었을까.어쨌든 성무용 천안시장은 해당지역 주민과의 대화에서 “어떤 사업이건 주민이 반대하는 일이라면 천안시 행정도 주민의 입장에서 펼치겠다”고 말했다. 성 시장은 이어 “골프장의 경우 아직까지 천안시에 공식적으로 사업추진 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며 동요하지 말라고 말했다. 성 시장의 이 같은 반응은 동면, 풍세면 등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에서는 일관된 답변이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골프장 건설은 어느 곳이나 찬반이 대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민이 ‘원치 않는다면’ 이라는 전제는 얼마든지 사업을 할 수도 있다는 말과 같다”는 반응이다. 지난 2001년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에는 4개의 골프장이 운영됐다. 당시 37명의 이장단이 여주군수에게 항의 방문해 ‘농업용수 고갈, 지하수 오염이 심각하다. 골프장 인근 4㎞반경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거래조차 안되고 생존기반을 잃은 주민들이 떠나고 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겨 줬었다. 천안도 골프장에 잠식되나수도권은 이미 골프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 골프장 부지도 없을 뿐더러 있다 하더라고 땅값이 비싸 조성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하고, 신행정수도를 비롯한 개발여건이나 시장성도 좋고, 교통수단 등 수도권에서 접근이 가장 용이한 천안에 골프장이 2∼3곳에 불과하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라고. 현재 천안지역에 운영되는 골프연습장은 33곳, 골프장은 2곳이다. 93년 개장한 우정힐스는 목천읍 은지리 일원 32만평 18홀을 갖추고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신면 당산리 상록리조트 골프장은 97년 33만평 18홀에서 최근 9홀을 확장해 27홀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3년 병천면 매성리 일원 28만평 부지에 착공해 18홀 규모로 조성된 버드우드는 이미 시범운영을 마치고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 곳 역시 회원제로 운영할 계획이며 299개 회원권 중 180개 가량이 분양된 것으로 알려졌다.골프 매니아들은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 골프장 증설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국내에 골프장이 턱없이 부족하니 해외로 골프외화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고. 반면 골프는 소수 특정인을 위해 좁은 국토의 광활한 면적을 내줘야 한다.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 골프장을 계속 지어야 하는 것인가. 소수 특정계층을 위한 ‘레저권’이 그 곳에 대대로 터를 닦고 사는 원주민의 ‘생존권’에 우선할 수 있는 것인가. 또는 후대에 물려줄 유산으로 잘 지켜진 ‘자연환경’과 산림을 파헤쳐 만든 ‘골프장’중 어느 것이 가치있는 일인지 고민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환경의 대표적 산물로 꼽히는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는 곳, 현재 실체가 드러나 언급되는 곳만도 6곳이 넘는다. 이 지역에 골프장 건설이 바람직한지 여부는 해당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결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풍세면 태학산 골프장풍세면 용정리 산71-20번지 태학산 일원 22만6540평 LG그룹 복합연수원 부지에 골프장 건설이 추진될 것이라는 말에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용정리를 비롯한 풍세면민 1000명이 반대서명운동에 동참해 LG 경영개발원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현지 주민들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교육기관이나 공단 등으로 개발을 원하고 있다. 골프장 건설이 추진될 경우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반대시위가 예상된다. ▶동면 골프장동면 광덕리 일원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특히 광덕리 주민들이 알기로는 천안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아 반대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성무용 시장은 지난 2일(목) 주민과의 대화에서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일부 주민들은 근거 없는 소문일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불안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입장면 양대리 골프장입장면 양대리 산 15번지 일원 58만평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며 2004년6월 천안시에 산림지역 형질변경 등 검토를 의뢰했지만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상당기간 소강상태에 놓여 있다. ▶북면 명덕리 골프장북면 명덕리 8-1번지 외 22필지 11만9550평에 C사로부터 9홀 규모의 골프장과 50실의 콘도가 추진중이다. 지난해 12월 천안시에 제2종지구단위계획 변경결정안 검토를 의뢰한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9일(목) 이장단·기관 단체장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에 주민들은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적인 반대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반대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북면 납안리 골프장북면 납안리 일원 31만610평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립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도시계획시설결정 수용이 거부된 상태다. 이 곳 역시 인근 주민들과 농민단체 등에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명덕리와 함께 조직적인 반대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성남골프장성남면 신사·용원리 일원 48만8290평에 27홀 규모 회원제로 추진중이다. 토지 소유자는 300명이며 토지주들이 주주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 44명의 지주들에게 승낙을 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14일(화) 지역유지, 고려개발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로부터 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 향후 골프장 건설로 인한 지하수고갈, 환경오염 등을 우려하는 토지소유자를 포함한 인근주민과 마찰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