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경 화·49·천안시 북면 명덕리
“처음엔 휴양림, 다음엔 전원주택지를 한다며 주민들을 속여 진입로를 확보하더니 결국은 골프장이랍니다. 주민 동의를 받는다며 돈과 이권으로 끝없이 주민 공동체를 흔들어 인심이 흉흉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주민들이 일치 단결해 청정북면을 반드시 지켜 내겠습니다.”지난 13일(월) 북면사무소 앞에서 골프장건설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침묵시위를 하던 주민 황경화(49)씨. 그녀는 골프장건설을 막기 위해서는 그 어떤 각오도 돼 있단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청정지역에서 버섯농장을 운영하며 하루하루 행복한 삶터를 운영하던 황경화씨 가족을 비롯한 마을주민들에게 골프장건설 소식은 마치 사형선고와 다를 바 없었다고 한다. “우리 마을을 흐르는 개울은 버들치와 도롱뇽의 안식처고, 숲 속에서는 원앙새와 소쩍새, 새매 등 천연기념물과 수많은 보호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맑은 물, 공기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오늘 이 곳까지 오게 만들었다.”이 날은 성무용 시장을 비롯한 천안시 최고위층 공무원들이 북면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날이었다. 지역주민들과 대화의 장을 열어 각종 현안을 청취하고,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시장의 의지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은 북면사무소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 주민들을 저지하고 나섰다. 한 고위층 공무원은 ‘새해 들어 북면을 첫 방문하는 시장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좋은 모습만 보여주자. 당신 몇 살인데 그렇게 말을 안 듣는거야?’라는 등의 낯뜨거운(?) 이유를 들며 주민들과 언성을 높이고, 말다툼까지 벌이고 있었다. 이에 대해 황경화씨는 “주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까지 제한하며, 시장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려는 시대착오적 관료 의식이 아직까지 존재한다는 데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일갈했다. 황씨는 북면 명덕리 골프장 건설 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직을 기꺼이 맡았다. 그리고 그녀의 남은 인생을 걸고서라도 후손에게 물려줄 청정북면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