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한 경고가 여러 경로를 통해 나오고 있고, 동시에 조류독감에 대한 정보도 쉴 새 없이 접하게 된다. 이 글은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 사람에서의 인플루엔자와 조류독감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인플루엔자와 조류독감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1. 인플루엔자란 무엇인가.인플루엔자는 「독감(毒感)」 또는 「유행성 감기」라고도 불리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서 생기는 발열을 동반하는 상기도 감염이다. 우리가 보통 감기라는 부르는 질환과는 별개이며, 콧물,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보다는 전신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흔한 전신증상은 고열, 오한, 두통, 전신쇠약감, 근육통 등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의 세 종류가 있다. A형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항원인 hemag glutinin(H로 표시)과 neuraminidase(N으로 표시)의 조합에 따라서 여러 아형으로 나뉘는데, 현재까지 H는 15종류, N은 9종류가 알려져 있어 135종의 A형 바이러스가 존재할 수 있다. 이 중에서 H1~H3과 N1~N2가 흔히 사람에서 병을 일으킨다. 「H1N1 인플루엔자」라고 하는 것은, 1번 hemagglutinin과 1번 neuramindase를 가진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뜻이다. B형도 병을 일으키나 비교적 그 정도가 덜하며, H와 N에 의한 아형이 존재하지 않는다. C형은 병원성이 별로 없다.2. 인플루엔자 유행이 왜 중요한가.인플루엔자는 매년 겨울철에 국지적으로 소규모 유행이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2월에서 3월 사이가 유행기이다. 인플루엔자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감염이 되며, 전염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조건만 맞으면 짧은 시간 내에 넓은 지역에 유행이 생길 수 있다. 보통 성인에서는 이런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위에서 말한 전신증상이 나타나서 며칠 고생을 하게 되고, 이 기간 동안 평소 하던 일을 제대로 못해 손해가 될 수 있다. 한편 인플루엔자 유행이 이런 소규모가 아닌 전세계적인 대유행이 될 수 있다. 20세기 들어 4번의 대유행이 있었는데, 이는 기존의 연례적인 소규모 유행 바이러스와는 다른 종류가 출현함으로써 생겼다. 대유행은 발생 환자 수나 사망률에서 소규모 유행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례로 가장 심한 결과를 가져왔던 1918~1919년 「스페인독감」은 전세계적으로 5억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중에서 4000만 명이 사망하였다. 이들 사망자 중에 많은 수가 특별한 질환이 없던 젊은 성인들이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아무리 현대의학이 발전하였어도 단시간 내에 이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의학에서도 역사가 증명한 이러한 대유행은 무척 두려운 것이며, 대유행을 촉발하는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출현 여부에 과학·의료계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이다.3. 조류독감은 무엇인가.조류 인플루엔자 또는 조류독감은 닭, 오리 및 야생조류 등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다양한 피해를 주는 급성 질환이다.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따라서 0~100%의 다양한 폐사율을 나타낸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 오직 H5와 H7 아형만이 고병원성 인플루엔자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 H5N1 아형이 가장 대표적인 고병원성 바이러스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에서의 병이기 때문에 사람에서는 병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 감염된 조류는 최소한 열흘 이상 분비물을 통해 바이러스를 배출하며, 가장 중요한 전파방법은 분변의 직접적 접촉인데, 감염된 닭의 분변 1그램으로 100만 마리의 닭을 감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포함하고 있다. 사람의 발, 사료차, 기구, 장비, 계란 표면에 분변이 오염되어서 다른 닭에게 전파된다. 국내에서는 1996년 처음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으며, 1999년 이후 전국적으로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있어왔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중인 고병원성 H5N1 조류독감이 국내에서 2003년 12월에 처음으로 발생하였다. 조류독감은 폐사 정도에 따라서 고병원성, 저병원성, 비병원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병원성 조류독감에 걸리면 75% 이상의 폐사를 나타내며, 벼슬의 청색증과 얼굴의 부종이 생기고, 산란계에서는 산란율이 급격히 감소한다. 오리는 폐사율이 높지 않고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히 통제하지 않으면 조류독감을 퍼뜨릴 위험이 높은 대상이다. 조류독감에 감염되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사도 멈추고, 산란율의 회복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분변으로는 계속 바이러스를 배출하므로, 대부분 살처분하게 된다. 4.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전염되는가.조류독감은 동물의 병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감염된 조류에 노출 정도가 높았던 사람들 중에서 조류독감에 의한 인체감염 사례가 홍콩, 베트남, 태국 등에서 소수 보고 되었고, 이들은 50% 정도의 치사율을 보였으나, 이들 인체 감염 환자에 의한 사람 간 조류독감 인체감염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조류독감이 직접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로서는 노출정도가 심한 극히 소수에서만 발병하였으므로 일반인들에게 일상의 노출로는 감염위험이 높지 않다. 조류독감에 사람이 감염되면 독감과 유사한 증상인 고열, 오한, 몸살, 기침, 호흡장애, 목따가움, 결막염 등이 나타난다. 조류독감의 인체감염이나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해서 일반 국민들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히 할 수 있는 사항들이 없다. 따라서 너무 비관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으면서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불필요한 오해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문의:☎550-6180박상원 교수단국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