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 (15·복자여중 3년)
“정말 꿈만 같습니다. 너무너무 기쁘고 감사해요.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아갈 겁니다.”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한 열다섯 살 가영(가명)이의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관련기사 본보 10월11일 보도, 희망2005 소개)가영이는 얼마 전 그렇게도 소망하던 천안여자상업고등학교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특별전형(효행상 수상)으로 고등학교 입학이 결정된 것. 가영이는 열 다섯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삶의 무게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고등학교 진학은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가영이는 갓난아기 때부터 (외)할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할머니는 항상 어딘가 아프셨다. 할머니는 당뇨 합병증으로 실명상태며, 목에 고무호스를 연결해 음식물을 공급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화를 통한 의사소통마저 힘들다. 올해 몇 차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기도 한 할머니는 누군가의 보살핌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다. 이러한 할머니와 가영이는 15년간 함께 살아왔다. 가영이는 어른들도 하기 힘든 할머니 병수발을 몇 년째하고 있다. 밤새 할머니 곁을 지키며 할머니 대소변을 받아내고, 할머니가 불편하지 않도록 손발이 되어 병실을 지킨 것이다. 그렇게 가영이의 중학교 생활이 끝나가고 있다. 여상에 진학하면 더욱 바빠지겠지만 가영이의 생활은 크게 달라질 수 없는 처지다. 현재는 할머니가 기초생활 수급자로 매월 30만원 안팎의 정부보조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지만 각종 공과금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다. 그래서 더욱 걱정이다. 그렇지만 가영이는 고교에 진학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마음을 다진다. 최소한 생활비를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다. 한편 가영이의 사연은 지난 10월11일∼24일까지 2주일간 생활정보신문 천안교차로와 충남시사신문에서 실시하는 이웃사랑 실천 ‘1004운동 희망 2005’캠페인에 소개돼 1004원씩 수백명의 시민이 보내준 성금으로 70여 만원을 모아 전달했다. 이 금액은 가영이의 교복과 등록금, 책값으로 소중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