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농업경영인회 회원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벼 가마를 불사르고 있다.
쌀협상 국회비준 무효선언, 폭력경찰 규탄 행사11월11일은‘농업인의 날’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유래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조차 알 수 없는 ‘빼빼로 데이’라는 국적불명의 기념일만을 기억했다. 이 날 초콜릿 발린 막대과자가 전국적으로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은 날 전남 담양의 한 농민은 농약을 마시고 자살했다. 또한 같은 시각에 농민들은 일년 내 농사지어 수확한 쌀가마를 거리에 내팽개치고 있었다. 경북 성주의 한 여성농민은 ‘쌀 개방 안돼’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충남 보령의 또 다른 농민은 ‘쌀 협상 국회비준 저지 농민대회’서울집회를 다녀온 후 뇌출혈로 사망했다.농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3일(수) 쌀 협상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에 격분한 한 농민은 온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분신을 시도했다. 현재 농촌지역은 농민들의 분노로 들끓고 있으며 심각한 공황상태로 치닫고 있다.농업경영인회 상경집회 시도 지난 21일(월) 천안시농업경영인회(회장 최선규) 회원들은 상경집회를 위해 집결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길목이 차단되자 연좌농성을 벌였다. 농민들은 각각 경부고속도로 천안 나들목과 목천 나들목을 지키던 경찰의 저지선을 뚫으려 했으나 도로 진입이 무산되고 말았다.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마을을 나서던 농민들을 마을 앞에서부터 경찰의 원천 봉쇄에 가로막혔다. 목천 나들목에서 격렬하게 항의하던 농민들은 경찰과 장시간 대치상황이 이어졌다. 천안 나들목 앞에서도 경찰의 강력한 저지에 맞선 농민들이 벼가마를 불사르며 시위를 벌였다. 국회비준 통과, 열린우리당 충남도당 긴장지난 23일(수) ‘쌀 협상 비준동의안’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천안농민회(회장 박긍종) 회원들은 양승조·박상돈 국회의원 사무실로 향했다. 농민들은 본회의 찬반 투표에 앞서 반대 입장을 밝혀달라며 지역의 두 국회의원 사무실에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 날 오후 찬반투표가 실시됐고, 쌀협상 국회비준이 찬성으로 통과되자 격분한 농민들은 열린우리당 충남도당으로 향했다. 박상돈·양승조 국회의원 사무실과 열린우리당 충남도당을 항의방문했던 농민들은 사무실에 벼 낱알을 뿌리며 항의하고 붉은색 락카로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비난하는 글씨를 새기는 등 농민을 외면했다며 지역국회의원을 질타했다. 이날 양승조·박상돈 의원은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천안농민회측은 투표를 하지 않은 것도 찬성이나 다를 바 없다며, 차기 선거에서 낙선운동과 함께 정권 퇴진운동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