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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낙태 없는 병원을 선언한 이유

낙태 없는 병원을

등록일 2005년11월1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종민(48·이화여성병원 원장) 낙태율 세계 1위 불명예 한탄, 건전한 성문화와 생명윤리 강조 우리나라 낙태(인공유산)율이 제왕절개수술과 함께 세계 1위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학계 논문이나 언론에서 인용하는 수치는 연간 출생아(60만∼80만명) 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사실도 강조된다. 적게는 매년 100만건 이상 발생되며, 낙태수술 자체가 음성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무허가 불법시술까지 더하면 200만건 이상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처럼 낙태에 대한 제도적, 윤리적 불감증이 팽배한 가운데 천안에서는 처음으로 한 산부인과에서 ‘낙태수술 없는 병원’을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천안이화여성병원 이종민(48) 원장이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가운을 입고 의료계에 몸담은 지가 어느새 20년이 넘었네요. 돌이켜 보면 채 피기도 전에 어린 생명을 지워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들도 참 많이 접했습니다. 낙태를 결심한 당사자들에게만 무책임하다고 비난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그동안 방치해 온 사회적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의료인들도 더 많은 고민과 반성이 필요 하구요.”이 원장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병원 의료진들과 중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위급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낙태수술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에 앞서 사회와 가정에서의 건전한 성교육이 필요하며, 건강한 부부생활을 위한 올바른 피임법과 생명을 고귀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병원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어렵게 낙태를 결정한 산모가 또 다른 병원을 찾아다니며 느껴야 할 정신적 고충도 클 테니까요. 거기다 병원 총 매출의 7% 이상을 포기해야 하는 경영상 부담도 적지 않았습니다.”이 원장은 낙태수술이 병원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제부터라도 낙태의 실상을 바로 인지하고, 예방하기 위한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낙태 상담자 중에는 청소년의 성적호기심과 무지에 의한 임신, 혼전성관계, 윤락업소 종사자, 성범죄 등으로 원치 않는 아기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기혼자 중에서도 태아의 성감별이나 기형아 출산에 대한 지나친 우려, 비계획 임신 등으로 인공유산을 결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일순간의 쾌락을 위해 생각 없이 저지른 실수가 생명을 잉태합니다. 그 고귀한 생명이 세상에 나와보지도 못한 채 엄마 뱃속에서 죽음을 맞습니다. 그렇게 저항 한 번 못한 채 힘 없이 살해되는 생명이 한 해에만 광역시 인구인 100만명을 넘는다는 사실이 끔찍하기만 합니다.”이 원장은 자신이 실천하는 낙태금지와 예방 활동이 지역사회에 작은 불씨가 되어 생명을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언제부턴가 텃밭에 유기농 채소를 가꾸기 시작했다. 세상에 갓 태어난 소중한 아기에게 먹일 엄마 젖이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야채를 통해 생성될 수 있도록 산모에게 먹일 야채라고 한다. 이종민 원장은 지난 2003년 3월 천안시의사회장으로 취임해 지역 의료계를 이끌고 있으며, 지역의 여러 시민단체에서도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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