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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없는 성환 배축제 ‘아쉬워라’

‘아쉬워라’

등록일 2005년11월0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국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성환배가 축제 전시장만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특산품 제대로 알리는 향토축제로 거듭나야가을걷이가 막바지로 접어든 10월 마지막 주말, 배의 고장 성환읍에서 성환청년회의소(회장 홍학선)주최로 열 한 번째 ‘천안시 성환 배 축제’가 열렸다. 예년에 실시해왔던 천안문예회관에서 자리를 옮겨 남서울대학교에서 배 재배 농업인과 관람객 등 2000여 명(주최측 자체집계)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축제는 이벤트와 무대공연 등이 펼쳐졌다. 해마다 ‘먹고 싶은 성환배, 달고 시원한 성환배’를 주제로 열리는 배축제는 우수한 품질의 성환배를 대외에 홍보하는 행사로 기획됐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배축제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이선우, 유인혁)가 처음 구성돼 지역의 다양한 참여를 유도했다. 또한 배품평회와 전시회를 통해 작목반이나 개별농가에서 생산된 우수한 품질의 배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달고 시원한 성환배를 방문객들에게 즉석에서 깎아주는 무료시식코너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천안시 관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예회관에서 글짓기, 붓글씨, 사생대회를 개최해 청소년들이 깊은 가을의 정서를 문예활동을 통해 가득 담아냈다. 배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배 껍질 길게 깎기, 막걸리마시기, 어린이 트로트대회, 투호던지기, 제기차기, 떡메치기 등을 즉석에서 신청 받아 진행하기도 했다. 이어 냉장고, TV, 오디오 등 푸짐한 상품이 마련된 성환배가요제가 열렸다. 1차 예선을 거쳐 선발된 본선진출자들이 벌인 이날 가요제는 순수 아마추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창력을 뽐냈다. 이어 연예인 초청 공연과 화려한 불꽃놀이를 끝으로 제11회 성환배축제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행사를 주최한 성환청년회의소 홍학선 회장은 “어려운 가운데 열린 배축제 행사가 많은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성공리에 막을 내릴 수 있었다”며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내년엔 보다 알차고 내실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축제의 주인공은 누구?성환배축제가 올해로 11회 행사를 마쳤다. 배축제는 입장면과 성거읍에서 열리던 거봉포도축제가 사라진 현재 천안에서는 유일하게 유지되고 있는 지역 특산물을 주제로 한 향토축제다.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지는 농촌과 침체되는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의 힘으로 11년이나 명맥을 유지해온 점은 높게 살만 하다. 그러나 지역특산물을 전면에 내세워 기획한 축제답지 않게 주제를 잃고 산만하게 진행된 점은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각종 이벤트 행사가 열렸지만 축제의 테마인 배와는 거리가 멀었다. 행사장 곳곳에 배가 넘치고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져 우수한 배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풍경을 상상하며 축제장을 찾았다면 실망감을 너머 배신감마저 들었을 것이다. 행사장 한 켠에 마련된 배 전시장과 무료시식코너만이 축제의 주제가 배임을 알리고 있었다. 가격도 낮게 형성되는 등 배 출하시점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주최측의 해명이다. 축제장 출입구는 파전, 족발, 홍합 등을 파는 포장마차와 술판이 장악했다. 그 자리에 황금빛의 탐스런 배들이 넘실거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년엔 배축제추진위원회를 보다 내실있게 운영해 배가 주인공인 배축제를 기획하겠다는 주최측의 말에 새로운 기대를 가져본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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