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종합운동장을 식물원으로 만든 사람-오병상(종합운동장 체전인수팀 조경 담당자)

등록일 2001년07월0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종합운동장은 유실수를 비롯해 곳곳에 나무와 토종지피식물로 식물원을 이루고 있다. (화살나무의 생장특성 등을 설명하고 있는 오병상씨) ‘우리나라 토종 지피식물을 구경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식물원, 아님 야산?’ 아니다. 백석동 종합운동장에 가면 볼 수 있다. 종합운동장이 식물원이자 야산인 셈이다. 토종 지피식물은 1천3백종이라 하듯이 그 이름을 다 욀 수 없을 만큼 많다. 옥잠화, 돌단풍, 창포, 부초꽃, 구절초, 쑥부쟁이, 패랭이, 벌개미치 등 이름마다 고유한 뜻을 담고 우리 주변에 숨어 있다. 종합운동장을 식물원으로 조성한 사람은 시 산림과에서 근무하다 체전인수팀으로 파견나온 오병상(42)씨로, 그는 천안 들꽃모임의 회원이기도 하다. 반 자원해서 지난해 1월 종합운동장 조경을 담당하게 된 오씨는 나무 한그루, 식물 한포기 예사롭게 보아 넘기지 않았다. 경찰서 옆 공사로 베임당할 뻔한 해송을 고생고생해 종합운동장 내로 옮겨놨으며, 천안대로의 밀식수목(이른바 솎아내기가 필요한 수목을 말한다)을 옮겨왔다. 이식나무를 옮길 때도 나무 밑 지피식물을 그대로 옮겨오는, 세심한 친절(?)도 보였다. 운동장 연못가 조금 위쪽에 이식된 배롱나무 아래, 더위를 피하고 있는 취나물들도 그런 배려로 목숨을 부지했다. 유실수도 오씨 덕분. 감나무와 모과, 매실, 앵두, 자두 등이 종합운동장 곳곳에서 익어가고 있다. 펌프를 통해 연못물을 순환시키는 계류지 바위 틈새에도 생활환경에 적합한 식물들을 심어놓아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화살을 닮았다 해서 화살나무,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난다 해서 자작나무, 백리까지 향기가 퍼져나간다 해서 백리향 등 식물들의 매력은 끝이 없습니다” 라는 오씨의 노력은 종합운동장 준공과 함께 그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공로자로 손색없을 듯하다. “공무원 신분만 유지된다면 전 앞으로도 이곳의 조경담당자로 남고 싶어요. 제 손길이 미친 곳이고 앞으로 시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거든요.” 나무와 식물을 구하기 위해 전국을 수차례 돌았다는 오씨의 완벽한 주인의식에 감탄이 절로 난다. 그의 얼굴이 해맑고 검게 탄 이유를 조금은 알 듯하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