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기(54·천안시 신방동)씨가 또다시 대노(大怒)했다.
충북 진천에 본사를 둔 상토회사, (주)농경의 상토를 썼다가 모판의 모가 다 죽었다며 고사원인을 ‘상토’에 둔 김씨. 그러나 농경은 상토 문제가 아닐 거라고 주장하며, 이후 버린 4백판의 모판을 보상했다.
주변으로부터 ‘마음 착한 김씨’라고 평판나 있는 그이기에 사소히 덮어두려 했으나 농경에서 가져온 모는 쓸 수 없는 모였다. 웃자랐기도 했거니와 실같이 가는 모는 햇볕을 한 번도 못쬐본 중환자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이앙기로 김씨의 모를 심어주려 한 전용식씨도 “차라리 주지나 말 걸. 농경은 오히려 우리한테 쓰레기를 버릴 구실을 찾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씨가 안내한 들녘엔 농경 모들이 길가에 고스란히 버려져 말라, 그 형체만 간신히 보이고 있었다.
마음 착한 김씨는 늦어진 모내기에 노심초사, 1백만원이 넘는 자신의 돈을 들여 모를 사서 썼다. 김씨는 “이후 농경은 전화에서 해당되는 금액으로 다시 보상하겠다는 뜻을 비쳤으나 그대로 무마하려는 속셈인 것 같다”고 체념했다.
농경의 천안담당은 기자와의 몇번의 통화에서도 “상토의 성분분석 결과 이상없음이 밝혀졌다”며 “결과자료를 갖고 찾아와 김씨와 주변 농민들에게 무죄임을 입증시키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몇번의 약속을 어기며 “이제는 당신이 찾아오라”며 큰소리.
전용식씨는 “순진한 농민만 당했다”며 “그런 사람들은 사회정의를 위해서도 가만둬선 안될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 “진작 법적 절차를 밟아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며 후회했다.
천안시도 김씨의 일을 알고 있었으나 자신들의 업무는 아니라며 회피. 김씨가 상토가 문제라는 것을 입증하고 제대로 보상을 받아낼 수 있을까.
현실은 벌써 이 문제는 김씨가 고스란히 짊어질 피해라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