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이 20일 또다시 발의됐다. 국민의힘 소속의원 전원이 참여했다. 2월2일 제349회 임시회에서 재의안이 부결돼 폐기된지 18일 만이다.
이에 위기충남공동행동은 21일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를 중단하라’며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명분도, 논리도 없이 폐기된 안건이라며 “학생인권을 정치적 도구로 삼아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진보당 충남도당도 이날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은 청소년의 기본권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차별과 배제를 허용하는 민주주의 파괴행위”라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정치적으론 쓸 수 있는 패 다 쓴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하기 위해 제정됐지만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교권이 무너진다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논란이 오래 가고 있다.
대립으로 서로의 주장과 반박이 난무한 가운데 실제 국민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충남교육청 학생인권센터가 공주대 연구진에 의뢰해 ‘2023 학생인권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따른 결과를 보면 학생인권조례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교원, 보호자, 학생 모두 66%대를 보였다. 3명중 2명은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학생의 경우 초등학생은 80%가 긍정을 나타냈지만 중학교는 64%로 떨어지고 고등학생은 절반에 가까운 54%만이 학생인권조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생인권조례가 교육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묻자 교원의 40%대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보호자의 경우에는 15% 안팎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학생인권조례’의 긍정과 부정이 한쪽으로 쏠리지 못하면서 대립과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반대입장에서 맞서고 있다.
충남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이후 국민의힘에 의해 폐지됐다가 충남교육감의 폐지재의안으로 다시 의회에 상정됐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폐지안이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 국제인권조약에 규정된 학생인권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학생인권 침해사안에 대한 구제업무 등을 수행하는 학생인권옹호관, 학생인권센터 등의 설치근거를 없애는 내용으로 법령에 위반된다며 재의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지난 2월2일 충남도의회 제349회 임시회에 상정된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재의안이 재석의원 43명 중 찬성 27명, 반대 13명, 기권 3명으로 부결됐다.
충남교육감의 재의요구로 다시 의회에 오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가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를 넘기지 못한 것이다. 2명만 더 찬성했다면 가결정족수인 29표를 얻어 통과될 뻔했다. 간발의 차이다.
도의회는 47명의 의원중에 국민의힘 소속의원이 34명에 이른다. 참고로 지난해 12월 제348회 정례회의 폐지조례안은 재석의원 44명중 찬성 31명, 반대 13명으로 가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