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왜 쟤만 도와줘, 나도

등록일 2003년09월2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신종 구걸족, 신문·방송보고 돈 요구 기부금 등 봉사활동을 통해 신문·방송에 알려진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 자신도 어렵다고 도와달라는 신종 구걸족이 생겨나고 있어 선량한 기탁자의 발길을 끊어놓고 있다. 최근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과 소외계층, 시설에 기부를 하거나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선행이 신문이나 방송 등 매스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것을 보고 이들에게 전화를 해 금품을 요구하고 응낙하지 않을 시 협박이나 욕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김모씨(여·55)의 경우 추석이전에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해 무료 식사제공을 했다는 것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김씨가 자신의 보도가 나온 매스컴을 보기도 전 김씨가 일하는 가게로 수많은 전화에 시달렸다. 방송을 본 친지들과 친구들의 격려전화는 반가웠지만, 잠시 뒤 전화기를 아예 뽑아놔야 되는 실정에 이르렀다. 재단법인 노인복지△△센터라며 자신들의 단체도 어려운 실정이니 우리에게도 식사제공을 해달라는 청탁이었다. 김씨는 한번 봉사했는데 또 못하랴 싶어 언제든 가게로 오라고 했다. 그러나 전화를 한 사람은 본색을 드러내며 ‘밥 그까짓거 먹어봤자 한끼인데 돈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뭔가 의심스러워 대답을 회피하자 갖은 협박과 욕설을 늘어놓으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씨는 매스컴에 자신이 나오지 않는 한동안도 이와 유사한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전모씨(62)도 사정은 마찬가지. 태풍 매미로 인해 많은 피해가 있었다고 해 △△일보에 200만원을 기탁했다. 두줄도 안 되는 기탁소식이 일간지에 나가자, ‘나도 태풍피해를 입었다. 왜 다른 지역을 도와 주냐’는 전화를 수십통 받았다. 전씨는 “이런 사실을 알리고 싶지도 않았는데 하도 일간지에서 이름을 넣어야 된다고 해 밝힌 것이 이렇게 성가실 줄 몰랐다”며 아연실색했다. 또 황모씨(55)는 장애인 비인가단체인데 어렵다고 해 기탁했는데 후에 알아보니 장애인에 대한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개인업체여서 황당했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에 취재를 임하고 있는 기자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김모(34·G일보) 기자는 “선행을 매스미디어를 통해 알리는 것은 더욱 많은 선행이 이어지고 따듯한 사회임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선행한 사람들에게 피해가 있다보니 참봉사자와 기탁자들에 대한 취재가 더욱 어려워지고 도의적으로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금품요구전화에 대해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을 세울 수 없는 형편. 다만 전화번호가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과 전화가 올 때 진실여부를 판단한 뒤 기탁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 매스미디어들의 충고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