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복지는 아트밸리에 밀리고, 취약계층 일자리 정책은 크게 후퇴했다.”
아산시(시장 박경귀)는 지난달 21일 민선8기 조직개편 안을 담은 ‘아산시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에 대해 아산시의회 천철호 의원은 “이번 조직개편안은 민선8기 시정과제의 성공적 추진과 변화된 행정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 조직구축을 위한 것이 목적이어야 하지만 시민을 위한 조직개편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다음은 아산시 조직개편안에 대한 천철호 의원의 분석을 일문일답으로 구성했다.
▶아산시의 조직개편안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박경귀 시장이 지향하는 앞으로 4년의 시정철학은 문화와 관광진흥, 핵심공약인 아트밸리조성 전담부서 신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약자 보호와 취약계층의 일자리제공 및 청년정착지원 등 공공행정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서민을 위한 정책은 폐지되거나 크게 후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복지가 크게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유는?
=개편안에 따르면 ‘복지문화체육국’을 ‘문화복지국’으로 변경하면서 사회복지과 등 복지분야 4개 과를 뒤로 미루고, 문화관광 3개 부서를 앞으로 배치했다. 문화관광과를 문화예술과와 관광진흥과로 분리 강화해 복지보다는 문화관광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와 경기침체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소외계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개편이라고 본다.
▶‘사회적경제과’를 ‘일자리지원과’로 명칭을 변경한 부분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노인일자리 예산삭감이 비판받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에게 정규직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사회적경제과’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일자리지원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관련예산도 대폭 삭감할 방침인 것 같은데 걱정이다.
아산시 ‘사회적경제과’는 고용노동부 사회적경제 육성평가에서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충청권 최초로 사회적경제 인재양성 친화도시로 선정될 만큼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 아산의 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제조업 남성 일자리 편중도시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여성과 신중년 시민의 일자리를 충남에서 가장 많이 창출하고, 온양온천역 사회혁신센터 유치, 도고 청년마을 조성, 송악마을 통합돌봄 구현, 배방 수소트럭 기반 라이브커머스 유통센터 설치, 요양병원 간병 시범사업 추진, 마을공방과 자원순환마을 조성 등 지역사회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활발하게 활동함으로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과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고 있는데 이번 개편으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환경관련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환경녹지국’을 ‘녹지환경국’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기후변화대책과’ 등 환경관련 3과를 밀어내고 ‘공원녹지과’와 신설 ‘아트밸리조성과’를 전진 배치하는 것은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외치는 이 시대에 전진이 아닌 후진을 하는 것으로 환경을 중시하는 현시대의 인식과는 거리가 멀다.
지구의 온난화현상으로 미래세대에게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자연을 물려주기 위해 지구를 살리자는 한목소리를 내는 이때 인류가 당면한 과제 1순위가 기후변화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문제를 포괄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약칭 탄소중립기본법)이 2021년 9월에 제정됐는데, 이 업무를 담당하는 기후변화대책과를 맨 밑단으로 조정하고, 녹지부서를 전진 배치하는 것은 환경문제의 부분과 전체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 박경귀 시장의 이번 조직개편은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 가장 근본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이번 조직개편안을 만들면서, 시민은 물론이고 시의회에 단 한 차례도 의견을 물은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공무원들 대부분이 입법예고가 난 이후에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아산시는 사회적경제과의 적극적인 행정으로 시민 스스로가 참여를 통해 모범적으로 물고기 잡는 법을 배워서 잘 성장해왔으며 전국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자랑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사회적경제과를 더욱 육성하는 것이 시민을 위해 마땅함에도 사회적경제과에 소속된 ‘일거리정책팀’의 명칭을 가져와 ‘일거리지원과’로 바꾼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앞으로 4년간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이번 조직개편안은 시장이 아닌 시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아산시 조직개편(안)
▷국 명칭변경: 복지문화체육국 → 문화복지국, 행정안전국 → 행정안전체육국, 환경녹지국 → 녹지환경국
▷과 신설: 시민소통담당관, 관광진흥과, 하천과, 아트밸리조성과, 도로관리과, 도시개발과
▷과 폐지: 차량등록과, 도시재생과
▷과 명칭변경: 기업경제과 → 지역경제과, 산업입지과 → 투자유치과, 사회적경제과 → 일자리지원과, 문화관광과 → 문화예술과, 민원봉사과 → 민원과, 건설과 → 건설정책과, 도로과 → 도로시설과, 허가담당관 → 허가과, 먹거리정책과 → 농식품유통과, 축수산과 → 축산과, 평생학습관 → 평생학습과,
▷사업소 본청 업무 이관: 평생학습문화센터 문화유산과 → 문화복지국 문화유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