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근백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봄바람에 실려 오는 라일락 꽃향기가 봄이 한창임을 알린다.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러 공원과 산들에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길가에 하늘하늘 떨어지는 꽃비를 맞을 수 있는 날이 1년 중 며칠 안 되기에 더욱 아쉬운 봄의 향연이다.

예쁘기만 한 꽃들도 어떤 이들에게는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흉기가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하면서 급하게 흡입기를 사용한 뒤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장면이 미디어에 나오는 일반적인 천식환자의 모습이다.

기침 잦고, 숨소리 쌕쌕거리면

천식은 기도의 만성적인 염증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반복적인 기침과 숨을 내쉴 때 쌕쌕 소리를 내는 천명, 호흡곤란, 가슴의 답답함 등이다. 천식환자들의 민감해진 기도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좁아지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꽃가루도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원인 다양, 유병율 대폭 증가

천식을 유발하는 요인은 크게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원인으로 나뉜다. 환경요인은 꽃가루를 포함하여 집먼지진드기나 애완동물, 바퀴벌레와 같은 알레르기 유발물질과, 오존, 미세 먼지 등의 대기오염 물질, 흡연 등이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는 꽃가루의 양과 이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을 증가시켰고, 환경오염으로 오염 물질 증가와 상호작용해 그 효과가 더 커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015년도 소아천식 유병율이 연령별로 1990년대보다 1.3~2.7배 증가하고, 비염 유병율도 1.5배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을 정도다. 

소아 천식, 성장 후 폐기능 악영향

천식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관리는 전 생애 삶의 질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소아기의 천식은 성인기, 노인기의 폐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천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폐기능이 떨어지거나, 만성폐쇄성 폐질환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다.

원인 밝혀 피하고 관리하라

천식은 그 원인이 파악되면 적절한 치료 약제의 사용과 생활습관 교정, 환경관리 등을 통해 충분히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환경관리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집먼지진드기나 애완동물이 원인인 경우에는 가능한 한 환경관리를 통해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경우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은 자제하는 등의 생활습관이 도움이 된다. 

면역요법 각광

최근 들어 알레르기 반응 자체를 감소시켜주는 면역치료요법이 보조적인 치료방법으로서 각광받고 있다. 주로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꽃가루 알레르기가 원인인 경우에 적용된다. 그 외 운동, 호흡, 수면관리는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개선시켜 주는 것은 물론, 천식에서 동반될 수 있는 성장지연 문제를 해결해주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5세 이전 잡아내야

어린 아이들은 증상의 표현이 미숙하고, 검사가 어려워 천식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5세 이하의 연령에서는 부모가 특징적인 증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만약 아이에게서 천식의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면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운동을 할 때나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었을 때, 감기에 걸렸을 때 증상이 더 명확하게 보일 수 있다. 이전에 모세기관지염, 아토피피부염, 식품알레르기, 알레르기 비염이 있었거나, 가족 중에 천식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천식 발생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높다. 부모들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겠다.